노포식당, 안일함에서 벗어나 벤치마킹하라
👀 냉면집 벤치마킹 POINT #1 차가운 수육
냉면집 혹은 칼국수집, 한식당 등에서 사이드 메뉴로 좋은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수육이다.
수유동 소재 들깨칼국수집의 성업 요인의 핵심이 서비스 수육인데, 그래서 이 식당에서는 하루에 여러 번 수육을 삶고 있다. 이런 방법은 고객에게는 양질의 수육을 제공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식당의 입장에서는 하루종일 수육에 신경도 쓰고 노동력도 투자해야한다. |
🧐 왜 차가운 수육인가?
차가운 수육은 미리 삶아온 고기덩어리를 주문과 동시에 칼로 커팅해서 제공하는 아주 편리한 방법이다.
즉 차가운 수육은 인건비 절감과 효율적인 제공 모두에 강점이 있는 메뉴이다.
아래에서 자세히 말할, 필자가 벤치마킹한 냉면집의 경우, 과거에는 연간 10회 이상 방문했던 평양냉면집이다.
십 여년 전에는 평양냉면집이 시중에 많지 않아, 30분 이상 차를 몰고 이 냉면집에 와서 소비를 했다.
그러나 평양냉면집이 부지기수로 늘어난 현 시점에서는 먼 거리에 있는 곳을 일부러 갈 필요도 없고, 필자의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갈만한 평양냉면집이 많았다. 그런 이유로 수년 만의 방문이다. 필자에게 외식기획을 배우는 20대 예비외식인도 동행했다.
👀 냉면집 벤치마킹 POINT #2 분할 판매
분할판매의 매력을 스스로 걷어찼다?
냉면집에서 우리는 냉면 두 그릇과 제육 반, 만두 반을 주문했는데 종업원이 말하기를 만두와 제육 모두 반 사이즈가 안 된다고 하였다. 어쩔 수 없이 제육(28,000원)을 주문했다. 별도로 주문하는 사이드 메뉴치고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었다. 차가운 제육(수육)은 역시 맛있었지만, 분할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아쉬웠다. |
🤔 분할 판매의 매력은?
✔ 1인 or 2인 고객이라면 반 사이즈 니즈 ⬆
식사를 하면서 가게를 관찰하니 1인 혹은 2인 고객 중 제육이나 만두를 주문하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
원래 평양냉면집은 제육이나 만두 모두 반 사이즈 가능한 곳이 다수여서 대부분의 고객들, 특히 2인 고객은 제육과 만두를 반반 주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 가벼운 반주로 이어져 객단가 ⬆
분할 판매는 가벼운 반주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평양냉면집의 인당 객단가가 생각 이상으로 높다. 필자는 이런 판매 방법을 ‘판매의 넛지’라고 표현한다.
이런 분할 판매의 매력이 없었고, 고객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유명했던 냉면집의 고객이 감소하는 이유에는 평양냉면 고객층도 많이 늘었지만 그와 비례해 신생평양냉면집도 대폭 증가한 점도 있을 것이다.
또 사이드 메뉴에 부담이 있어서 아무래도 덜 갈 수밖에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노포 냉면집을 추월하는 신생 냉면집
며칠 후 예비외식인을 데리고 필자가 최근 자주 다니는 강남 소재 냉면집을 방문했다.
우리는 제육 반을 주문했고 냉면도 한 그릇씩 소비했다. 20대 예비 외식인이 언급했던 노포 냉면집에 비해 만족도가 더 좋다고 하였다.
필자는 위에 언급한 노포 냉면집이 나름 단골이었다. 그러나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수년 만에 방문을 했지만 제육 반 사이즈가 없어서 재방문할지는 모르겠다. 😐
최근 자주 방문하는 신생 냉면집의 경우, 주인이 필자도 자주 다니던 유명 평양냉면집 주방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청출어람'의 사자성어에 맞게 그 사람이 근무했던 냉면집에 비해 더 나은 상품력을 구현하고 있다.
맛에서도 구성에서도, 고객을 끌 수 있는 요인이 명확히 있고, 직원들의 서빙 자세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영업이 잘 되는 느낌이 팍팍 든다.
또한 강남에 거주하는 젊은 고객들 중 냉면 외 제육, 만두, 어복쟁반, 불고기 등 사이드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의 비중이 아주 높다.
[신생 냉면집의 만족도가 더 높았던 이유]
✔ 더 나은 상품력 ✔ 고객을 끌 수 있는 맛과 구성 ✔ 적극적인 직원의 서빙 자세 |
이런 신생냉면집의 등장은 오래 전에 자리를 잡고 돈도 벌만큼 번 노포식당들의 단골 고객 일부를 이탈시키고 있다.
오래 전 배추 가격이 폭등했을 때, 한 노포 냉면집이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 김치로 대신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평양냉면은 비교적 고단가이고 수익성도 양호한 아이템이다. 필자의 개인적 견해으로는 아무리 배추 가격이 폭등해도, 구태여 배추 대신 양배추로 대신하는 것은 야박하다고 생각한다.
추억의 노포식당, 가야할까 말아야할까
추억의 소갈비집, 이젠 추억만 하기로
육개장 관련 자료 영상이 필요해서 직원에게 오래된 소갈비집의 육개장 동영상을 촬영하라고 업무 지시를 했다. 그 직원은 다녀온 후 그 갈비집은 다시 재방문할 요소가 전혀 없다고 하였다.
사실 그 소갈비집은 50년 전, 필자의 유아시절에 가끔 부모님이랑 다녔던 단골집이다. 그 어린 나이에도 그 곳의 양념 소갈비를 좋아해서 웬만한 성인만큼 소갈비를 먹었던 추억이 있는 식당이다.
이런 식당도 이제는 매력이 떨어져서 구태여 갈 이유가 없어졌다.
아직도 장사 잘 되는 추억의 칼국수집
<명동교자>는 1966년에 개업한 칼국수,교자 전문 식당이다. 작년 초에 방문했을 때 가게는 고객으로 인산인해였다.
그 때 한창 코로나가 극성이던 시기라 명동 소재 식당들의 고객이 급속히 감소했지만, <명동교자>는 그래도 굳건했다. 필자는 강연에서 종종 <명동교자>가 한국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칼국수집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명동교자는 지금도 고객을 끄는 매력이 강력하다.
이렇게 노포식당이 오래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노포의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우리는 노포식당에서 식당 운영의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형식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모두는 아니지만 노포식당 중 과거 화려했던 시절의 화양연화의 기억을 못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는 적응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오래된 노포식당들이 그 역사성을 끌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에서 영원함이란 없으며, 내 식당이 오래되고 브랜드가 강해도 그것은 한 때의 이야기다.
고객의 새로운 변화를 간파하는 센스가 있어야 진정한 장수 브랜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