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비회원으로 이용중입니다. 로그인을 하시면 더많은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기
회원가입하기
사장님119
훔볼트오징어? 살오징어? 오징어 바로 알기
[김진영] #뭣이중헌디 #38편 #오징어 #다양한_쓰임
김진영
농산물 식재료 전문가
구독자 89
#농산물
#수산물
#지역특산물

홈 보러가기
            



뭣이 중헌디?!
#38 오징어 🦑
진미채젓갈에 쓰이는 오징어,
알고 보니?

1990년 대학교 1학년.

서울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리어카에 물건을 실은 장사꾼이 많은 사람 사이에서 군밤, 오징어, 문어 다리를 팔곤 했었다.

눌려서 얇게 말린, 검은빛이 돌던 갈색의 문어 다리 모양과 색은 30년이 지나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 때는 그것을 문어 다리라 불렀고 그런 줄로만 알았다. 백화점에서는 진미채를 저렴한 가격에 팔았다. 국내산이 아닌 수입 오징어 진미채였다. 어떻게 만드는 지는 몰랐다.

회사에 다니고, 산지를 다닐 때였다. 2000년 초반으로 기억한다. 황탯국 반찬으로 오징어 젓갈이 나왔다. 젓가락으로 집으니 족히 30cm 정도는 될 만한 길이의 오징어 살이 나왔다. 잘랐어야 하는 끄트머리가 그대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때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오징어 젓갈을 만드는 재료가 내가 알고 있던 살오징어가 아님을 말이다.



국내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살오징어갑오징어가 있다. 한치 이야기는 일부러 뺐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녀석들은 오징어가 아니라 꼴뚜기다. 눈꺼풀이 있으면 꼴뚜기, 없으면 오징어다.

언제부터인가 살오징어가 있는 짬뽕을 보기 쉽지 않다. 오징어라고 나오는 것을 보면 길고 얇은 모양으로 반듯하게 잘린 사각형 모양이다.

맛을 내기 위해 여러 재료와 볶던 오징어가 이제는 그저 건더기 양을 늘리기 위한 증점제 정도로 하락했다. 팥소를 만들 때 팥보다 더 들어가 진득거리는 전분과 같은 느낌이다. 이제 맛은 재료가 아니라 MSG와 강력한 향을 지닌 시즈닝으로 내면 그만인 것이다.


🧐증점제란?

액체의 점성을 증가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훔볼트 오징어 이야기 : 무()맛에 조미료 더하기?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멕시코부터 아래로 쭉 이어진 해류인 훔볼트 해류에서 잡히는 오징어 이야기다.

훔볼트에서 잡히기 때문에 이름 또한 훔볼트 오징어다. 대왕 오징어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대왕오징어는 15m까지 자라기에, 겨우 몇 m 크는 훔볼트 오징어와는 급이 다르다. 하지만 훔볼트 오징어 또한 국내에서 잡히는 살오징어에 비하면 크기가 비교 불가능하게 크다.

국내산 오징어의 가격이 오르면서 시선은 외국으로 자연스럽게 쏠렸다. 외국의 값싼 오징어를 탐색하던 중, 잡히면 버려지는 페루의 거대한 오징어가 눈에 띄었다. 이 녀석은 원래 먹지 못했다. 부력을 위해 체내에 염화암모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염소와 암모늄은 신 맛쓴 맛을 내기에, 잡히는 족족 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잘 활용하면 돈이 될 것으로 본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다. 궁하면 통하는 법, 마침내 쓴 맛과 신 맛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았다. 완전한 제거는 아니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껍질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담그는 법, 초산염이나 인산염에 담가 중화시키는 법, 탄산나트륨을 활용하거나 염화나트륨 용액에 담가 제거하는 법 등을 활용했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으로 쓴 맛을 제거했으나 맛은 없다. 그냥 없을 무()다. 씹으면 먹을 수는 있지만 전혀 맛이 없었다. 이는 맛을 인위적으로 넣으면서 해결되었다.


진미채설탕, 조미료, 그리고 앞 글에서 언급한 소르비톨을 넣어 단맛, 감칠맛에 촉촉함을 더했다.

간혹 TV의 협찬을 받았는지 30cm 자 모양의 커다란 오징어 튀김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젓갈을 만들 때는 ‘숙성의 맛이 있어야 하나?’ 대충 짐작한 다음 조미료를 넣고 비벼 만들었다.

이렇게 오징어의 몸통은 진미채로, 오징어의 귀는 젓갈로 사용했다. 다리는 한동안 가문어로 팔았다. 가는 가짜의 가를 사용하여 가문어라며 우아하게 표현한 것이다. 지금은 대부분 잘못 알려진 '대왕오징어 다리'로 팔린다.

오징어 다리를 말렸을 뿐인데 과자 정도의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 훔볼트 오징어로 만든 것 중에서 맛이 순한 것이 없다. 달거나 진득거리거나 맵거나 한다. 이는 남아 있는 쓴 맛과 신 맛을 가리기 위함이다.





무슨 음식에 쓰이는 지에 따라 오징어를 구별할 것!


한 번은 강진에 간 적이 있다.

한정식을 먹기 위해 강진을 가기도 하지만 나는 만사 제쳐 놓고 분식점의 오징어 튀김을 먹었다. 바삭한 튀김옷을 깨물면 입에 확 퍼지는 살오징어의 구수한 향. 이 맛에 오징어 튀김을 먹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전북 장수에서 오징어가 들어간 짬뽕을 먹은 적이 있다. 여기에도 훔볼트 오징어가 아닌 살오징어가 들어 있었다. 나온 모양새는 평범해 보여도 짬뽕의 얼큰한 맛을 냈다. 이렇듯 오징어는 식재료로 매우 좋다. 다만, 쓰임에 따라 오징어를 구별하면 더 좋을 것이다. 진미채야 가미된 맛으로 먹는다지만 튀김이나 짬뽕은 오징어 본연의 맛이 중요하다.

오징어의 맛, 뭣이 중헌디 알면 물 건너온 훔볼트 오징어를 함부로 쓰지 않을 것이다.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 파란 사과의 진실을 아시나요?



2022년 08월 12일
캐시노트 가입하고
필요한 컨텐츠 알림받기
이전글
이번 주 주요 식자재 14종 가격은 어떨까? [8월 2주차]
다음글
사장님119 식자재 뉴스 [8월 2주 차]
공감 0
저장 2
댓글 0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