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만둣집의 성공 비결
영리한 가격 책정
10번 이상 방문한 간짜장 단골집 🍜
부산역 인근에서 식사를 했다. 혼자 간짜장과 볶음밥을 주문했다. 이곳은 화교 중식당으로 아주 유명한 만두 전문점이 바로 옆에 있다. 과거 이 중국집에서 제대로 된 간짜장을 먹고 난 후 수차례 방문했다. 아마도 최소 10번 이상은 되는 것 같다.
한때 이 중국집 간짜장을 부산에선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필자의 개인 블로그와 미디어 기사를 통해서 이 중국집은 간짜장으로 나름 유명한 곳으로 자리잡았다. 그 콘텐츠가 간짜장을 알리는 데 다소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간짜장은 짜장면과 달리 손님이 주문 후 곧바로 즉석조리를 하기 때문에 인력과 공력이 더 들어가는 음식이다. 과거에는 인건비가 저렴해서 간짜장을 즉석에서 조리했지만, 인건비 상승과 여러 여건의 변화로 근래에는 간짜장을 즉석에서 제대로 조리를 하는 곳이 별로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식당 간짜장은 수준급이다.
더욱이 간짜장 메인 식재료인 양파 등을 잘게 잘라서 더 먹기에 편했다. 간짜장은 채소와 고기를 잘게 자를 경우 먹기가 좋다. 특히 양파는 가늘게 썰어야 한다. 이게 맛있는 간짜장의 기본 조건이다. 그런데, 이날 먹은 간짜장은 전에 비해 공력이 떨어진 느낌이다.
아마 웍을 덜 사용한 것 같다. 같이 주문한 볶음밥은 그냥 동네 중국집 수준이다. 볶음밥 역시 즉석조리가 기본이지만, 다수의 중국집은 인력이나 시간을 이유로 미리 조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책정 시, 고객 체감도를 반영해야
이곳의 메뉴 가격을 분석해보니, 고객의 체감도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은 서울에 비해 음식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이다. 그럼에도 탕수육 소자 3만 원, 유산슬밥 2만 원, 잡탕밥이 2만 2천 원이다.
서울 강남과 비교해 봐도,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중식을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이 식당에서 탕수육, 유산슬밥, 잡탕밥을 주문할 가능성은 제로다. 더욱이 시그니처 메뉴인 간짜장면도 전에 비해 맛이 떨어졌다.
초대박식당의 영리한 가격책정 👨💻
이 식당 바로 옆에 있는 만두집은 전국의 중국 만두집 중 가장 장사가 잘 되는 초대박식당이다. 이 만둣집의 회전율은 어마어마하다. 중국집 만두로 전국 넘버원이다.
대박만두집은 가격 책정을 영리하게 했다. 필자는 이런 가격책정을 가리켜 ‘가격의 넛지’라고 부른다. 행동경제학의 넛지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 넛지란?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여전히 개인에게 열어두는 상태를 뜻한다. |
이곳 만두 가격은 1인당 5,000원, 6,000원, 6,500원으로 저렴하다. 고객이 처음 체감하는 기본 단가가 낮은 편이라 가격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만두 개수(양)가 적다보니 만두 2인분, 혹은 사이드 메뉴로 중국식 콩물 등을 추가로 주문한다. 만두전문점이라도 1인당 만 원이 훌쩍 넘는다.
대박 만둣집의 손님이 자연스레 흘러 들어오는 낙수효과를 기대하는지 모르지만, 간짜장이 시그니처인 중국집은 대박만두집의 영리함을 간과하는 듯하다. 이 중국집의 단골인 필자 또한 다시 방문할지는 미지수다. 식당의 주관주의는 장기적으로 가게의 경쟁력과 재방문을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