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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119
게살의 맛, 제대로 느끼려면
[김진영] #뭣이중헌디 #16편 #게
김진영
농산물 식재료 전문가
구독자 89
#농산물
#수산물
#지역특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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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16 🦀




꽃게를 참 좋아한다


참게도 좋아한다. 꽃게를 좋아하니 간장게장과 꽃게무침 중 어느 것을 좋아하냐 묻는 이가 있다. 아쉽게도 둘 다 안 좋아한다.

꽃게는 익혀야 제맛이라 생각한다. 날로 먹을 것을 가장 싫어하고, 그다음이 간장 맛으로 먹는 것이다. 꽃게뿐만 아니라 크거나 작거나 모든 갑각류는 익혀야 맛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회 중에서 가장 맛없는 것이 바로 랍스터다. 그다음이 킹크랩이다. 도대체 저걸 회로 왜 먹는지 도통 알 수 없다.

오랫동안 짠물만 들이킨 랍스터에서 어떤 맛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우물가에서 보리차 찾는 것과 같다. 있지도 않을 맛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오류다.

만일 캐나다 현지에서 막 들어 온 것을 먹는다면 어느 정도 신선한 맛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배 타고 온 한국에서 그런 맛을 기대하긴 어렵다.




한동안 동해 포구에 가면
독도새우가 있었다


대통령 만찬에 나오면서 일약 스타가 된 식재료다. 도화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세 가지를 독도새우라 일컫는다. 살아 있는 것은 회로 먹는다. 달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내 생각은 치른 돈 때문에 혀가 그리 반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산지에서 한 마리에 만 원 이상하던 것이니, 서울에서 먹는다면 그 이상의 가격을 줬을 것이다. 그리 주고 산 작은 새우가 맛없어도 맛있을 거라 느꼈을 것이다.

독도새우가 한창 유행을 타고 있을 때, 전라남도 영광의 작은 포구에 간 적이 있다. 산지에서는 오도리라 부르면서 회로도 먹는다. 이 녀석을 열 마리 정도 삼만 원에 먹었다. 회로 먹을 건지 묻길래 바로 쪄달라고 했다. 갑각류는 열을 받아야 품고 있던 향과 맛을 내주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은 겨울 여수에서 새우를 산 적이 있다. 달마새우라 부르는 녀석으로 진짜 이름은 대롱수염새우다. 국내산 순살 새우의 재료가 되는 녀석이다. 새우깡의 모델이 이 녀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다. 수십 마리 든 새우 한 반스가 겨우 몇만 원이었다. 사 와서는 맥주 한 캔 넣고 쪄서 먹었다. 가을에서 먹었던 보리새우와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간장게장의 맛은 장의 맛이다


간장게장 만들 때 향이 진한 간장에 갖은양념과 설탕을 넣는다. 재료의 향과 맛을 살리는 요리법이 아니다.

게살 비빔밥도 그렇다. 어느 지역에 가면 별미로 꼽기도 한다. 왜 꼽았는지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렇다.

발라낸 게살에 고춧가루와 참기름 넣어 비빈 요리다. 맵고, 고소하고, 달곰한 맛은 고춧가루, 참기름, 설탕의 맛이다. 그 어디에도 게살의 맛은 없다.




5월 초, 소래포구에 갔다 왔다


인천 남동공단에 볼일이 있던 차에 꽃게도 살 겸 해서다. 포구에 도착해 꽃게 물을 봤다. 빨간 대야에서 오래 있었던 듯, 애들이 힘이 없었다. 다른 골목을 돌아갈 즈음 막 도착해서 대야로 들어가는 꽃게가 있었다.

가격을 묻지도 따지지 않고 바로 샀다. 포구에서 가장 맛있는 꽃게가 대야에 들어가기 직전의 꽃게다.

꽃게를 사와 장모님께 드렸다. 꽃게무침을 만들어 주셨지만 먹지 않았다. 두었다가 김치 넣고 끓였다. 미쳤냐 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먹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꽃게 넣고 끓인 찌개는 찌개의 최고봉이다. 잘 익은 김치와 바다가 내주는 감칠맛의 향연이 끝내준다. 서산이나 태안에서 게국지를 괜히 끓여 먹는 것이 아니다.




음식도 유행이 있다


게장도 그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갑각류(연체동물도 마찬가지)는 열을 적당히 받았을 때가 가장 맛있다.

간장게장도 맛이 있다고 하면 뭐라 할 생각이 없다. 게살 비빔밥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맛은 세상 인구 수만큼 다양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것 하니만큼은 확실하다. 날 것보다는 열 받는 것이 맛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냥 찐 게를 맛보면 이해를 할 것이다.

음식은 향이 중요하다. 재료의 향 말이다. 게장은 게를 먹는 방법의 하나일 뿐, 최고는 아니다. 게 맛을 안다면 이해할 것이다.

게, 뭣이 중헌디 알면 다양한 요리법과 메뉴가 나올 것이다. 뭣이 중헌디!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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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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