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식당은 고객에게
어떤 용도인가?
얼마 전, 소갈비구이 조리 교육과 상품화를 위해 고깃집 대표와 우리 회사 셰프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갈빗집을 벤치마킹하러 갔다.
한때 지역을 대표하던 오래된 노포식당인 이 갈빗집은 지역 유지(有志)로도 유명했던 곳이다. 그러나, 2003년 광우병 파동 이후 국내 소갈비에 대한 소비가 현격히 줄어들면서, 예전에 비해 많이 쇠락했다.
지금은 주인이 한 식당 건물에서 저가형 갈비탕, 저가형 설렁탕, 초저가형, 돈가스 등 복합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3층 소갈비 전문점으로, 현재는 생갈비, 양념갈비, 평양냉면 등 딱 3가지만 판매하고 있다. 그날 이 모두를 주문해 먹었는데, 상품력은 무난한 편이었다.
재방문하고 싶은 소갈비집, 그 이유는?
필자가 보기에 이 소갈비집은 고객 입장에서 나름 쓸 만한 용도가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1 가격이 합리적이다.
1인분 가격이 260g 3만 5천 원으로, 갈빗집 위치와 시설을 고려해도 고객이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이다. 두 명의 고객이 3인분을 주문해도 양이 충분하다.
#2 종업원이 끝까지 소갈비를 구워준다.
식당은 인건비 부담이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직원이 갈비를 능숙한 솜씨로 구워주기 때문에, 중요한 만남이나 손님 접대 시 대접을 잘 받았다는 인상을 준다. 적절한 시스템이다.
#3 갈빗집에선 보기 드문 평양냉면을 주문할 수 있다.
서울이나 경기도에 평양냉면을 판매하는 곳이 우후죽순 생겼지만, 갈빗집에서 평양냉면을 식사로 판매하는 식당은 사실 거의 드물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소갈비를 먹고 평양냉면으로 마무리하는, 선육후면 식도락은 원래 전통 있는 식도락이다. 그런 점에서 나름 수준 있는 좋은 조합의 메뉴임은 분명하다. 사실 서울 시내에서 소갈비를 먹고 평양냉면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4 콜키지 프리가 가능하다.
양주와 와인 등을 직접 들고 가서 소갈비와 곁들이면, 아주 고급스러운 외식이나 접대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할 수 있다. 소갈비에 양주는 매우 운치 있는 데다, 소비자로서는 이익이다.
조용한 만남, 접대하기 좋은 곳 🤝
오죽했으면 누군가에게 한턱내고 싶어 약속을 잡는다면 이 갈빗집에서 소갈비 3인분과 평양냉면 마무리로 식사한다면 어떨까, 상상했을까. 접대하기 좋고, 나름 12만~13만 원으로 생색도 낼 수 있다.
고객에게 매우 유용한데도, 이곳은 고객이 그다지 많지 않다. 한때 매우 유명했지만, 세월이 흘러 브랜드도 약해지고, 지역 상권도 많이 쇠락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홍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서, 앞서 말한 장점을 제대로 어필한다면 좀 더 고객을 끌어오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아는 지방의 닭볶음탕 업주가 있다. 그 역시 식당의 용도에 대해 자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식당을 방문했을 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 “이곳은 주말에 외지인이 많이 오는 관광지인데도, 관광객 입장에선 그다지 갈만한 맛집이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식당은 공간이나 닭도리탕 상품력, 사이드 메뉴 등이 손색없다. 음식도 개념 있게 제공하는 편이라 고객 만족도도 대체로 높을 거다. 그렇다면, 이 식당은 고객에게 어떤 용도, 쓸모가 있는가?”
관광객 용도에 적합한 닭도리탕집 🚌
필자가 보기에 이 식당의 적절한 가격책정이나 주문하기 쉬운 사이드 메뉴 등을 살펴보면, 관광객 용도에 딱 적합하다. 외지인인 관광객은 현지인보다 비용을 더 많이 쓰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마구 쓰지는 않는다.필자 기준으로 일반 관광객이 한 끼 식사에 사용하는 비용은 1인당 2만 원 안팎이다. 그런 면에서 닭볶음탕과 사이드 메뉴인 전 가격은 고객이 소비할 수 있는 적절한 가격책정으로 보인다.
식당 대표들은 자기 식당의 상품력이나 콘셉트가 고객에게 어떤 용도에 적합한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만일 용도가 단순한 한 끼 식사 외에 없다면, 고객을 위한 용도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최근 들어 소비자는 주류와 안주 선택도 가볍게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한식당이든 중식당이든 일식당이든 고객이 가볍게 주류를 소비하도록 쓰임새, 용도를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용도(用度)? 쓰임새, 쓰이는 곳
식당경영 개선전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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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이 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