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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119
멸치똥 하나하나 제거해야 할까?
[김진영] #뭣이중헌디 #8편 #멸치똥
김진영
농산물 식재료 전문가
구독자 89
#농산물
#수산물
#지역특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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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8 멸치똥 🦦




페이스북을 보다가
글 하나가 눈에 띄었다 📘


새로 넷플릭스에서 하는 드라마의 과학적 오류에 대한 지적이었다.

달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로 달과 지구의 공전, 자전을 바라보는 시점이 오류라는 준엄한 ‘궁서체’의 지적이었다.

누군가는 “그냥 봐라” 또 누군가는 “드라마 만들 때 고증 잘해야 한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나는? 그냥 보다가 만 드라마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잠깐 지나가는 장면인데, 아는 사람 눈에는 바로 띄는 오류는 맞겠다 싶었다.




유튜브 짤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


일전에 tvN에서 방송한 <강식당-경주편>이었다.

처음 식당 문 여는 날이었다. 가만히 지켜보다가 앞서 지적한 사람처럼 나도 지적하고 있었다.

장면이 이랬다. 강호동은 이수근한테 멸치 똥을 따라고 했다. 시커먼 색이라 똥이라 하지만 내장이다. 삶고 말리는 사이 그런 색이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는 육수에 넣을 재료를 준비한다. 파와 양파를 다듬고 이어서 디포리(밴댕이가 표준어)를 넣는 장면이었다.

잠깐! 멸치는 대가리와 내장을 따는데 왜 더 큰 디포리는 그냥 넣냐!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디포리는 멸치의 서너 배 크기다




디포리의 내장은 쓴맛이 나지 않고 달곰한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국물 내는 멸치는 항상 대가리와 내장을 땄다. 쓴맛, 잡맛 난다는 이유였다.

그럼 디포리는 괜찮은가, 질문을 던지면 대답을 못 할 것이다. 밴댕이는 경남 일부 지역에서 먹던 식재료였다. 2000년 초반까지 신문 기사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낯선 식재료였다.

게다가 멸치보다 조금 들어간다(강식당에서는 냉면 그릇 하나 가득 들어갔다).

요리를 알려준 사람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디포리는 멸치만큼 익숙한 재료가 아니었기에 그랬을 듯싶다.




그렇다면 멸치는
왜 대가리와 내장을 땄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멸치는 등푸른생선, 몸에 지방이 많다. 삶고 말린 다음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70년대까지 집이나 시장 건어물 가게에서는 멸치를 상온에 두었다. 뜨거운 날씨에 배나 대가리가 노랗게 변했다.

노란색이 짙어지다가 종국에는 검게 변했다. 산화하는 기름의 색 변화다. 지방이 산패한 것이다.

신선한 멸치는 노르끼리한 것 없이 하얗게 빛난다. 산패한 기름은 쓴맛을 낸다. 노랗게 변한 멸치의 내장과 대가리를 제거해야 쓴맛이 덜 났다. 그런 것이 학습되고 비법처럼 전승이 되었다.




멸치 대가리는
여전히 제거의 대상이다 🔪


집에 냉장고를 두고 사는 지금까지 말이다.

지금 멸치 보면 하얗다. 배에서 잡아 바다 위에서 바로 삶는다. 하루에 몇 번씩 배가 오가며 육지로 실어 나른다. 육지에 도착한 멸치를 건조하고는 냉동고에 넣는다.

멸치 지방이 산패할 틈이 없다. 애써 수고를 자처해 굳이 대가리 딸 필요가 없다.

부산에 가면 대동할매국수가 있다.





아무것도 없이 통멸치로 육수를 낸다. 국수를 주문하면 멸치 곰국을 내준다. 쓴맛이 살짝 난다.





잠시 후, 국수가 나오고 육수를 부은 순간 마법이 일어난다. 꼬릿한 냄새는 사라지고 감칠맛만 남는다.




멸치 그냥 넣어도 괜찮다 👌


시대가 바뀌면 레시피는 바뀌어야 한다. TV에 나와 “멸치 머리(대가리가 맞음에도 저런다) 따세요” 말하는 요리연구가여, 세프여 공부 좀 하자.

진한 멸치 향보다는 깔끔한 육수를 낸다면 “오케이”. 멸치 배가 노랗게 뜬 것은 따야 한다.

멸치 뭣이 중헌디 알면 따라는 소리 함부로 하지 마라.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겨울에 드러나는 제철생선 망둥이의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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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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