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7 제철생선 🐟
망둥이를 먹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
겨울날, 전남 영암 오일장에 나온 망둥이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어릴 적 인천 살 때 날이 추워지면 아빠 따라 망둥이 낚시를 하러 가곤 했었다. 어린 내 팔뚝만큼 커다란 망둥이를 살림망 가득 잡았다. 잡아 온 망둥이는 조려서, 배 갈라 소금 치고는 말려서 먹곤 했었다.
그 덕에 망둥이를 먹어 본 사람 측에 든다.
망둥이는 맛으로 유명하지는 않다
꼴값 떠는 생선으로 “꼴뚜기 뛰니 망둥이도 뛴다”에서 듣고, 혹은 말했기에 친숙하다. 귀에 익숙해도 맛으로는 낯선 이름이다.한여름 망둥이는 그런 말을 들어도 싸다. 하지만 속담도 철을 가려야 한다. 11월과 12월에 그런 속담을 했다가는 큰코다친다.
겨울 망둥이는 살에 단맛이 오른다. 한여름 자잘했던 망둥이는 가을이 지나 겨울 초입이면 명태 비슷한 크기까지 자란다. 요새 스마트폰 뒷면에 달린 카메라처럼 튀어나온 눈이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다.
시장에서도 대충 담겨서
팔려나가길 기다리고 있다 🐟🧺
여느 시장에서나 마찬가지 모습. 망둥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이렇다.
겨울에 망둥이를 본다면 자세를 달리해야 한다. 만일 12월에 방어와 망둥이를 고르라 한다면 망둥이를 골라야 한다.
하나는 맛이 들까 말까 하고 있고, 하나는 최고점을 찍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11월에서 12월 사이 망둥이 맛이 그렇다.
어떻게 먹을까? 🥘🦪
조림도 좋다.
하지만 제맛은 회무침이다. 포를 떠서 얇게 저민 망둥이를 갖은 채소를 아주 조금 넣고 회 많이 해서 버무린다.
그리고는 또 다른 제철 식재료인 햅쌀로 지은 밥에 올린다면 이 순간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요리가 된다.
망둥이, 약간의 채소, 초장 그리고 밥. 별거 아닌 조합이지만 제철의 힘이 잔뜩 들어가 있기에 맛에 있어서 어떤 것에도 밀리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망둥이 맛을 이야기해도,
여전히 망둥이는 이상한 물고기다
망둥이는 그나마 이름이라도 있다. 어시장에 가면 잡어로 대신하는 것들이 있다. 가격도 저렴해서 광어나 참돔을 사면 덤으로 준다.그런 물고기 중에서 동해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성대다. 화려한 모양의 성대, 그리 크지는 않다.
늘 봤던 광어나 우럭, 참돔과는 모양새가 다르다.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생선이다. 잡어라 칭하는 것이 대부분 성대처럼 친숙하지 않다.
포항 시장에서 성대와 장치를 골라
소주를 마신 적이 있다 🥃
본명은 벌레문치지만 장치가 더 익숙하다. 장치의 회 맛도 회 맛이지만 어시장에서 주로 덤 역할인 성대의 맛이 장치를 뛰어넘었다.은은한 단맛에 쫄깃한 회 맛이 그 어떤 물고기와 견줘도 전혀 꿀리지 않았다.
그 이후 동해로 출장 가면 무조건 성대부터 찾는다. 잡어로 취급하지만, 속에 품고 있는 맛을 보면 잡어는 잊고 본디 이름인 성대로 기억한다.
잡어라 말하는 생선은
확실히 모양새가 얄궂게 생겼다
친숙한 모양새는 아니다. 개펄이나 바다의 바닥을 기는 생선들이 외형으로는 비호감이다.장대나 양태를 봐도 그렇다. 그 녀석들은 찔리면 꽤 아픈 가시까지 지니고 있다. 맛을 외형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을 하고 이야기를 건네는 거다.
식재료의 외형이 반듯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반듯함이 맛의 지표는 아니다.
음식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
속담이 있다 🚨
이왕이면 다홍치마. 치마와 음식은 다르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마찬가지. 떡도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다. 요새 보기 좋은 떡은 첨가물이 더 많을 뿐이다.세상에 잡놈은 있어도 잡어는 없다. 저마다 나름의 제철이 있다. 그 제철에는 이름난 생선과 견주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제철의 힘이다.
생선, 선택할 때 뭣이 중헌디 생각해 보면 답은 분명하다. 저렴하다고 맛까지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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