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6 특산물 빵 🍞
몇 년 전, 일이 있어
연말연시에 경북 바닷가에 갔다 🌊
밥 먹고 구경 다니는, 말 그대로 팔자 좋게 1박 2일 다녔다.다음 날 아침이었다. 리조트 1층에서 밥 먹고 나오는데 붕어빵 굽는 냄새가 1층을 가득 채웠다. 달곰하고 구수한 그 향기를 쫓았다.
냄새의 끝에는 붕어는 없었다. 대신 대게가 있었다. 대게 빵이었다. 반죽은 보통의 국화, 붕어빵 반죽을 모양만 대게로 바꿨다. 대게 속살을 아주 조금 넣었다 하는데 흔적 찾기란 불가능한 수준.
‘저걸 왜 만들었을까?’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백만 개가 떠다녔다.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드는 빵들이 지자체마다 하나씩 생기고 있다.
그야말로 특산물 빵의
춘추전국시대다 🥐🥨🍞
모양은 달라도 속은 비슷하다. 팥앙금이나 커스터드 크림이 대부분. 요새는 팥 대신 녹두 앙금 사용하는 것도 많다. 모양은 앞선 대게 빵처럼 그 모양을 내려고 애쓴 노력이 보인다.어느 지자체의 사과빵은 모양은 영락없는 사과다. 포장도 일본처럼 예쁘게 잘 만들었다. 대부분 빵이 아마도 지역 대학과 연계해서 교수들이 만들었을 것이다. 만들기만 하면 되는 사람들이 만들었기에 팔거나 살 사람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이 안 되어 있다.
무슨 이야기냐면
보기만 좋다는 이야기다
사과빵을 보면 모양만 그럴싸할 뿐 사과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속은 팥이나 녹두 앙금이 주인공 같다.무화과 빵을 만든 곳이 있다. 참으로 맛없다. 맛나게 만드는 게 목적임을 잊은 상품들이다. 발주처(지자체) 입맛에 맞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참고한 것을 쫓아가다 보면 그 끝은 호두과자다. 거기서부터 모든 특산물 빵의 불행 시작이다.
호두과자를 따라 한 모양과 팥앙금의 조화.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사과 모양 빵이 아닌 그 지역에 난 사과를 듬뿍 넣은 사과파이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춘천과 양구 경계에 빵집이 있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감자 빵이다. 보통의 감자 빵이라면 감자로 전분을 낸 것으로 빵을 구운 것이 전부.이 집은 달랐다. 속과 겉이 다 감자고. 심지어 모양까지 비슷하다.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진도는 전국 대파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당연히 대파빵이 있어도 대파 모양은 아니다. 빵 위에 대파를 양념해 덮었다. 달곰한 대파 향이 참으로 좋다. 오후에 늦게 가면 없을 정도다.
둘의 공통점은 지자체가 아닌 개인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잘 팔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공무원과 교수들의 치적 쌓기가 아니기에 이런 상품이 탄생했다.
지자체에서 만든 상품을 보면 ‘억지 춘향’식이 많다. 모양만 따라 하고는 스토리만 입힌다.
특산물 빵의 핵심은
‘로컬과 맛’이다 🚞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맛있는 빵을 만들어야 한다. 전국 어디 가나 모양만 다른 호두과자여서는 안 된다.속을 달리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감자 빵이나 대파 빵처럼 로컬 식재료를 많이 사용해서 맛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차별화다.
특산물 빵 뭣이 중헌디 알면 그리 만들지 않는다. 그게 뭔지는 공무원이나 교수들은 알 것이다.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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