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이야기 2편
: 짬뽕의 뿌리를 찾아서
🔗짬뽕 이야기 1편에서는 짬뽕과 유사한 면 요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밀의 도입과 시작된 짬뽕의 역사
짬뽕이 우리 전통음식일 리는 없다. 다만 짬뽕은 우리 고유의 음식이 되어가고 있다. 짬뽕이 생기고 정착한 역사는 짧다.
한반도에 밀가루가 비교적 흔해진 것은 19세기 후반, 일제강점기 이후다. 불과 100여 년 남짓이다.
모든 농지는 쌀농사, 곡물 농사 위주였다. 비탈진 산이나 고산 지대에서는 메밀 농사를 지었다. 멀쩡한 논밭도 홍수나 가뭄이 오면 메밀밭으로 바꿨다.
밀은 식량 생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밀이 귀하니 밀가루가 귀하고, 밀가루 음식도 드물었다. 메밀전을 먹고, 메밀 막국수, 냉면을 즐겨 먹었다. 밀 대신 메밀이었다.
한반도의 밀, 밀가루, 밀국수의 역사가 길지 않은 것은, 밀가루가 일상적으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쇄국의 문을 연 후 제물포 등 항구를 통하여 중국, 일본 사람들, 물건, 음식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서양 문물도 들어왔다.
이때 중국인들과 더불어 들어온 중국 음식 중에 짜장면, 짬뽕 등이 있었다. 그들은 밀가루를 가지고 왔다.
오늘날 한국 짬뽕, 짜장면의 ‘씨앗’이다.
한반도에 밀가루가 흔해지면서 본격적으로 국수의 역사가 시작된다.
비슷한 듯 다른,
초면 VS 초마면짬뽕의 시작은 초면(炒麪) 혹은 초마면(炒碼麵)이다. 초면과 초마면은 모두 중국 음식이다.
초면, 초마면은 같지만 다르고, 굳이 따지자면 초면이 초마면보다 앞서는 음식이다.
초면이 더 간단하고 한편으로는 원형에 가깝다. 중국어 사이트 ‘大紀元(대기원)’은 초면과 초마면을 정확하게 갈라서 설명한다.
“초마면은 매운 볶음의 해산물 탕면(湯麵)이고 초면(炒麪)은 볶음면이다 ”. |
초면(炒麪, 챠오미엔)은 볶음면이고, 초마면은 맛이 매운, 해산물을 넣은, 국물 있는 탕면이라는 뜻이다.
‘초(炒)’는 ‘볶는다’는 뜻이다. 면을 볶으면 초면이고, 밥을 볶으면 초반(炒飯)이다. 발음은 대략 ‘챠오판’이다.
한국에선 ‘볶음밥’이라 하고, 태국에서는 ‘카오팟’이라 부른다. 모두 같은 음식이다. 이름도 같다. 면麵 대신 밥[飯, 반] 이다. 🍚
초마면은 다르다. 조금 더 화려해진다. 초마면(炒碼麪)의 ‘마(碼)’는 고명이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초면에 식재료, 고명을 더하면 초마면이 된다. 초마면은 초면보다 발전된 형태이다.
무엇을 더 넣고 어떻게 다르게 볶았을까?
초면(炒麪)은 단순히 면을 볶은 것이다. 중국 사이트에는
‘초마(炒碼)’를 ‘湖南小吃, 炒碼麵, 韓國 (초마는 (중국) 호남지방의 향토 음식이자 간식, 초마면, 한국)’이라고 기재해놓았다. |
초마면은, 원래 중국 호남지방 음식이나 한국에 사는 화교들이 만든 한국 음식이다.
현재 한국 음식이 된 초마면이 바로 짬뽕이다. 중국인들은 초마면을 한국에 사는 중국 화교들이 개발했다고 믿는다.
초면과 초마면은 세 가지가 다르다.
🌶️ 하나는 매운맛이다. |
초면(볶음면)은 특별히 맵지 않다. 오히려 단맛의 초면이 많다. 초마면은 대부분 맵다. 매운맛을 위하여, 후추, 산초, 고추를 사용한다.
🍜 두 번째는 고명이다. |
중국 호남지방 식에서는 해산물을 사용한다. 바다가 가까운 곳의 초마면일 것이다. 초면은 간장, 소금과 간단한 채소만 사용한다. 초마면은 해산물[海鮮, 해선] 이나 돼지고기 등 육류도 사용한다.
한국의 초마면, 짬뽕은 여러 종류의 해산물, 돼지고기, 버섯, 채소 등을 사용한다. 굴짬뽕, 홍합짬뽕, 돼지고기 짬뽕도 있다.
🥄 세 번째는 국물이다. |
초면은 볶음면이다. 국물이 없다. 짬뽕의 시작인 초마면은 자작한 국물이 있다. 다르다.
중국식 볶음국수인 초면은 인근 지역으로 널리 퍼진다. 말레이시아 음식 중에 ‘미고렝(Mi Goreng)’이 있다. 말레이시아식 볶음국수다. 미고렝은 중국 초면과 닮았다. 이름도 같은 셈이다. 볶음국수다.
말레이시아식 볶음국수 미고렝=초면=일본 야키소바(焼きそば) 혹은 야키우동이다. 모두 볶음국수다.
국물이 흥건한 한국식 짬뽕과는 거리가 있다.
··· 다음시간에 계속
👉🏻1편: 정답이 없는 음식, 짬뽕의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