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획 식당 인사이트 -1편
외식업의 판도가 많이 바뀌었다.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2세 경영인을 이어 3세 경영인들이 외식업 리그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텔리에 다양한 예술적 감각과 센스, 그리고 선택과 집중형 경험치에서 오는 정확한 감.
게다가 그들은 계산도 빨라서 알짜 순익으로 이어지는 장사 노하우를 빠르게 체득한다.
최근엔 IT업계 영재들까지 외식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만물을 ‘효율적 시스템’으로 만들어 버리는 존재다.
경각심을 갖고 요즘 돌아가는 외식 시장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3년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트렌드를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 📝
외식업 혜안부터 퍼포먼스까지
판도를 바꿔나가는 자들
지금까지 국내 외식업의 고민과 가치는 ‘100년 가게를 만드는 일’에서 시작됐다. 대를 잇는 일본의 장인정신을 우리도 갖고 싶었던 것이다.그 영향으로 국내 외식 업 경영주들의 궁극적 목표는 ‘롱런’이었다.🏃♂
어떻게 하면 오래 살아남는 식당을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거기서부터 고뇌가 시작됐다.
완벽한 신메뉴를 내놓아도 시간이 지나면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압박이 생겼고 아무리 장사 잘하는 전국 식당들을 벤치마킹 다녀봐도 독보적인 마스터피스는 찾을 수 없었다. 🗝️
잘 되는 브랜드가 시장에 나오면 여기저기 아류 브랜드와 업종들이 대거 생겨났다
그런 갈증과 답답함을 MZ 세대 경영주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우선 그들은 100년 가는 식당을 만들 생각이 없다.
매년, 아니 계절별로 트렌드가 바뀌고 고객 니즈는 점점 더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이 돼가고 있는데
어떻게 100년 앞을 미리 보고 세대가 바뀔 때까지 이 업을 잇겠다고 호언장담하느냐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에 집중한다. ‘지금, 여기’에 충실한다. ⏰
지금 이 순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고 그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감각을 갈아 넣는다.
경험과 일상적 만족감
동시 충족
그렇다고 그들의 사업 아이덴티티가 찰나에 그치는 가벼운 것들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과 분위기를 즐기면서 예술적 감상을 충족하고, 재미있는 칵테일과 다양한 주류 라인업 그리고 ‘맛있고 중독성 있는 음식’까지 탄탄하게 세팅하니 기본기와 개성이 동시 충족된다.
고객은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홍콩 뒷골목에 있을 법 한 오래된 식당을 그대로 재현하기도 하고 주차장을 가로질러야 하는 엉뚱한 위치, 식당 운영할 자리가 아닌 공간을 뚝딱뚝딱 고치고 다듬어 음식을 팔기도 한다. 🤹 |
그 안에서 고객에게 ‘내 음식’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한다.
새로운 경험적 요소와 디자인 감각으로 제3의 식사 공간 문화를 완성하면서도 음식이라는 본질의 완성도를 높인다.
공간과 분위기엔 새로운 감성을, 음식엔 익숙한 일상적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
대중적인 인테리어와 메뉴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셉트와 기획으로 완성한 기획형 식당들은 유입 고객층을 철저히 분리해 타깃팅을 한다는 특징도 있다.
그들은 매일 새롭게 유입되는 잠재고객과 매장 근처에 주거지를 둔 충성고객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
🍩 CIC F&B에서 운영하는 <더티 트렁크>, <말똥도넛> 브랜드의 사례를 살펴보자. 만화적 인테리어와 새롭고 신기한 공간 연출로 MZ세대가 열광하며 자신의 SNS 매체를 통해 셀프 마케팅을 한다. |
단순히 ‘요즘 식당’, ‘젊은 사람들이 유행시킨 식당’ 정도로만 생각하고 말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감각과 전략을 살펴볼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프로젝트의 개념으로 접근
외식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10년, 20년 전 주 고객층이었던 이들이 중장년으로 넘어가고 주요 소비 세대가 아니었던 10대, 20대 초반의 소비자들이 현재 구매력을 지닌 연령대로 넘어왔다.
단단한 자존감과 버라이어티한 경험, 충분한 학습 능력이 체화된 세대는 자연히 문화를 해석하고 구매하는 소구점이 기존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다.
사회문화의 경험치가 전혀 달랐던 이들이 ‘대중’이 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
정보가 ‘too much'일 만큼 인지해야 할 것들이 방대한 콘텐트와 문화는 점점 더 늘고 있다.
그런 세대에게 ’100년 가는 식당‘이 절대적인 매력 요소로 작용할까?
많은 젊은 기획자들은 식당의 주기를 3년에서 5년 사이로 보고 있다.
그때그때 대중이 원하는 식당을 기획하고 보여주며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만, 그 주기가 끝나면 그때는 미련 없이 다른 성공 사례를 만들려고 한다.
그들에게 외식업은 100년 가는 장인정신이 아니라 ‘장기 프로젝트’📅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퍼포먼스가 좀 더 도전적이면서 독보적일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도 대중 음식이 갖춰야 할 맛과 상품성의 본질은 칼같이 완성한다.
대중은 열광할 수밖에 없다.
💡 다음 시간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벤치마킹 다녀보면 좋을 곳들이다. |
외식경영 전문가 황해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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