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비회원으로 이용중입니다. 로그인을 하시면 더많은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기
회원가입하기
사장님119
각자의 장인정신으로 업을 지키는 일
[황해원] #벽제갈비 김영환 회장님의 메시지 #국내 외식업의 본질 #외식산업의 가치와 잠재력
황해원
외식경영 전문가
구독자 403
#업종
#외식미학
#벤치마킹
#푸드트렌드
            



각자의 장인정신으로 업을 지키는 일




며칠 전 <벽제갈비>김영환 회장님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

“지난 일주일, 일본의 골목 맛집들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보고 느끼는 그들의 외식문화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했지요.
15년간 식당을 운영했던 한 주인장은 가게가 잘 되자 10년 전 가게 하나를 더 차렸는데 두 매장이 아직까지도 손님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고 하네요. 이런 걸 그들은 성공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일본의 유명한 컨설턴트 선생님도 비슷한 이야길 한 적이 있어요.
일본 외식업주들에게 성공은 빠른 시간 안에 떼돈을 버는 것보다 자신의 가게를 오랫동안 지키는 일이라고요.
10년, 20년 한결 같은 자세로 가게를 지키는 걸 보니 그들의 철학이 점점 더 실감 납니다.”

<벽제갈비> 김영환 회장님을 처음 뵌 건 12년 전입니다. 당시 김 회장님은 월간외식경영 잡지사 국장이셨던 분과 막역한 사이이시기도 했고, 매체가 육류와 냉면 콘텐츠를 주로 다뤘어서 <벽제갈비><봉피양>은 주요 취재처이기도 했어요. 🎤

그땐 외식상품권 같은 게 따로 없어서 김 회장님은 항상 자신의 명함에 '금 이십만 원 정'이라고 만년필로 쓰셔서 저에겐 주시곤 했습니다. 오다가다 냉면 생각나면 한 번씩 들르라는 말씀과 함께요.



벽제갈비와 봉피양이 대단한 이유

‘벽제갈비’는 국내 외식업의 태동기였던 1980~1990년대 ‘고급 가든형’ 육류전문점으로 ‘삼원가든’과 양대산맥을 이뤘고, 이를 시초로 현재는 다양한 해외진출의 발판을 만들며 국내 하이엔드 육류 문화를 구현해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벽제갈비와 봉피양이 대단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어렵다는 평양냉면을 제대로 만들어내면서 국내 평양냉면 문화의 새 축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




1세대 평양냉면

‘봉피양’ 냉면이 탄생했던 1990년대 한국의 평양냉면은 사실 침체기나 다름없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실향민들이 종로 일대에 자리 잡고 차린 1세대 냉면집들만 건사한 정도였지요.

주로 고향 음식이 그리운 실향민들이나 담백하고 심심한 맛이 좋은 노년층이 종로 냉면집들을 찾았습니다.



장인이 빚은 냉면

1998년 김영환 회장은 허영만 작가의 ‘식객-평양냉면 편’의 실제 주인공인 김태원 조리장의 66년 노하우를 담아 정통 평양냉면을 개발했습니다. 굵고 매끈한 면발과 육향 짙은 육수, 새콤한 얼갈이김치와 황색 지단 고명으로 고급스러운 냉면을 완성했습니다.

1세대 냉면집들의 계보를 잇는 집이 더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장인들이 빚은 수준급 냉면으로 ‘봉피양’은 빠른 시간 안에 평양냉면 명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봉피양은 ‘웰메이드 면식’을 구현하고자 하는 국내 많은 육류전문점들의 활로를 터준 셈이지요. 그리고 그 명성과 철학을 40년이 되도록 지켜가고 있습니다.



국내 외식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문득 한국 외식업의 본질은 무엇인지, 각기 다른 색채와 트렌드로 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변함 없이 추구해나가야 할 공통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

- 일본의 외식업처럼 사명감과 장인정신을 갖고 오랜 시간 가게를 지켜나가는 것?

-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식재료와 다이닝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 동남아처럼 소스 문화를 다양화하는 것?

- 대만처럼 서민 음식을 대중화하는 것?




전세계적 관점에서 바라본 외식산업의 가치

자연스럽게 전세계적 외식산업이 지닌 궁극적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참고로 생산 기술의 A부터 Z까지 갖고 있는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이 300조 원입니다.

스위스 식품업체인 네슬레는 300조 원이고요.

스타벅스는 커피만 팔아 시가총액을 100조원까지 올렸습니다.

코카콜라는 수십 년 동안 음료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꿰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최고의 부자는 아직까지 누텔라를 만든 미켈레 페레로라고 합니다.



이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식품·외식산업의 가치가 무한대라는 것입니다.

누텔라 개발자 미켈레 페레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북서부의 한 작은 강변 마을에서 누텔라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먼 훗날 세계적인 ‘악마의 잼’이 될 것이라고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요.

먹고 마시는 산업이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고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안정궤도에 오르면 그 브랜드는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되는 것 같습니다.

삼성이 생활의 모든 기반이 되는 반도체를 갖고 있어도 네슬레의 기업 가치를 넘어서지 못한 것을 보면,

결국 국가별 역사나 문화의 차이를 떠나 식품·외식산업이 지닌 잠재력은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꾸준히 빌드업

테라로사☕를 만들었던 김용덕 대표 역시 커피 문화를 꽃 피웠던 유럽사는 물론이고 각국의 역사와 경제, 문화, 건축, 예술 등 모든 학문을 섭렵했다고 말했습니다. 언젠간 테라로사도 세계적인 스페셜티 기업으로 성장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서요.

당시만 해도 그의 비전이 이상에 가깝다고 느껴졌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어쩌면 외식업은, 아니 우리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상향’을 가지고 있는 주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대를 잇는 일본의 유서 깊은 식당들,

🥢 프랑스의 다이닝 버라이어티,

🌿 동남아의 다채로운 소스 문화,

🍡 대만의 길거리음식 활개,

모두 근본적으로는 먹고 마시는 문화에 대한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각자만의 고유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꾸준히 빌드업해온 결과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업을 대하는 자세나 포부가 지금까지와는 달라야겠지요!

작은 골목식당 사장님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회장님의 두 번째 메시지 💌

이러한 생각이 들 즈음 회장님께 두 번째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러니 제가 아직도 일본에 평양냉면집을 못 차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일본 사업가들의 철학과 정성에 길들여진 일본 고객들을 상대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요. 고민은 깊은데 아직은 해답이 없네요. 그렇지만 사람 인생 뭐 별 거 있겠습니까? 평생 하나의 일에 전부를 쏟고 사는 거지요. 시간 내주시면 벽제갈비 정통의 요리들 대접할게요.”

장인의 고민에서 국내 외식업의 방향이 엿보이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김 회장님을 한 번 뵈어야겠습니다.




외식경영 전문가 황해원

다른 글 보러가기

🔗 2023년 외식업 성공 핵심 키워드-1편

🔗 2023년 외식업 성공 핵심 키워드-2편


2022년 12월 15일
캐시노트 가입하고
필요한 컨텐츠 알림받기
이전글
추울 때는 방어가 최고의 방어
다음글
생생한 식자재 보고서 [12월 3주차]
공감 16
저장 15
댓글 2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