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46 향과 맛이 돋보이는 유기농을 메인으로!
겉보기에만 싱싱한 채소? 🌿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 오전 일만 처리하고는 서울 청담동에 있는 모 원테이블 식당에 갔다. 밥 먹으러 간 것도 있지만 재료 관련한 협업이 있는지 검토하러 겸사겸사 다녀왔다.
강남구 청담동이라는 단어에는 위세가 있다. 그 탓인지 왠지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어제는 누가 왔고, 연예인 누가 샌드위치를 사러 온다는 등이 오갔다. 식사가 차려지고 밥을 먹었다.
먹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했다. 🤨건강한 채소를 먹는데 입은 반기지 않았다. 소스는 괜찮았지만 씹고 있는 채소에서는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여름 채소라도 맛이 너무 없었다. 본질은 잊고는 외양만 신경 쓴 탓이다.
유기농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나요?
나는 식당 대표님에게 유기농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지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환경과 건강과 관련한 답이었다. 통상적으로 유기농에 대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한 가지 대답이 더 있다면 ‘비싸다’는 답이다. 유기농을 어설프게 알면 할 수 있는 대답이다.
유기농은 ‘향’이 좋다. 🥬대량 생산과 유기농은 어울리지 않고, 어울릴 수 없다. 보통 농약을 쳐 없애는 잡초를 뽑거나 깎는 것이 유기농이기에 손이 많이 간다. 그러기에 상처도 많고 색도 썩 좋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런데도 유기농을 선택하는 것은 ‘향과 맛’이다. 식당 대표님께 식당 하나를 추천했다. 충주에 있는 ‘열 명의 농부’라는 채식 뷔페다. 식당 주변이 모두 유기농 농장이다. 계절에 따라 나는 채소는 달라져도 채소가 식탁까지 오르는 거리가 가장 짧은 식당이다. 여기를 다녀오시고 나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는 바람에 식당을 추천하였다.
채소가 가진 본래의 맛을 도드라지게!
명절이 지나고 대표님으로부터 추천해줬던 채식뷔페에 딸과 함께 다녀왔다는 카톡이 왔다. 아이가 채소를 너무 잘 먹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사진도 첨부하셨다. 왜 거기를 다녀오라고 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고 하셨다.
점심에 채식으로 먹고 난 후 집 근처 마트에서 채소를 구매하여 아이에게 주니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낮에 할아버지(뷔페 사장님) 거 먹을 때는 달았는데 이건 왜 써?”
농약과 비료를 줘서 키운 것은 모양도 좋고 색도 좋다. 게다가 크기도 크다. 우리가 주로 먹는 채소가 그렇다.
유기농은 크기가 작아도 향과 맛이 좋다. 음식은 향으로 먼저 먹고, 입으로 가장 나중에 먹는다. 사장님께 드린 이야기는 이렇다.
💁🏻♂️“수많은 샐러드바에서 나를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은 맛입니다. 소스의 맛이 아니라 채소가 가진 본래의 맛을 알아야 합니다. 소스는 따라 할 수도 있어도 재료는 따라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제서야 대표님이 내 의중을 알아채셨다.
유기농을 선택하는 이유: 향과 맛
우리가 쓰고 있는 채소는 토양 재배도 있지만 공장식 스마트팜에서 나오는 것도 꽤 많아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연간 6천 6백억 시장이다. 흙에서 재배해도 유기농이 아니면 향이 약할 때가 있다.
유기농,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기 전에 한 번만 맛을 보거나 관심을 가진다면 매장에 오는 손님이 먼저 알아챌 것이다. 식당 컨설팅이나 교육에 수백만 원을, 메뉴 전수에 수천만 원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유기농과 재료를 공부하면 그 돈을 아낄 수 있고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
유기농, 뭣이 중헌디 알아야 한다. 유기농은 건강에도, 환경에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향과 맛이다. 유기농 채소의 진한 향과 씹을수록 나오는 단맛을 맛봤으면 한다.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