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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119
신선하면 무조건 좋은 것일까?
[김진영] #뭣이중헌디 #44편 #신선식품 #과연 신선해야만 맛있을까? #숙성의 미학
김진영
농산물 식재료 전문가
구독자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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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44 신선하면 무조건 좋은 것일까?



"신선할 때 배달" 슬로건을 보고 든 생각 💭

어디를 가던 길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차에 붙어있는 매우 인상 깊은 슬로건을 본 적이 있다. 문구를 정확하게 기억할 순 없어도 의미만큼은 또렷하다. 🚩'신선할 때 배달합니다'🚩라는 의미의 슬로건이었다. 소비하는 처지에서는 별거 아니다. 하지만 파는 처지에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가끔 하는 강연에서 식품은 꼭 신선하다고 좋은 것이 아님을 강조했기에 그렇다.

신선하면 좋은 것일까? 맛있을까?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그렇다고 할 것이다.

신선함을 강조할 때 깨끗한 이슬을 떠올릴 수 있다. 이슬 이미지를 사용해서 신선함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슬이 맛있겠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라고 할 것이다. 이슬은 '깨끗만' 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품으로 가면 헷갈리기 시작한다.


채소와 과일은 대부분 신선한 것이 맛있다! 🌿

신선하면 맛있는 경우는 채소 대부분이 그렇다. 수확해도 채소는 호흡을 이어간다. 에너지가 외부로부터 공급되지 않기에 저장해 놓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포도당이나 과당을 만든다. 만든 것으로 전분을, 때로는 식이섬유를 만들어 저장과 성장을 한다. 식이섬유와 전분은 둘 다 포도당으로 만드는데, 채소는 시간이 지나면 가지고 있던 포도당과 과당을 다 소진한다.

따라서 수확에서 소비까지 시간이 길어지면 단맛이 떨어진다. 텃밭 채소나 로컬푸드 매장 채소가 맛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확에서 진열까지의 시간이 가장 짧고 빠르기 때문이다. 채소는 신선한 것이 맛있다. 🍅



과일도 신선한 것이 맛있다.🥝 후숙해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듣기 좋은 ‘헛소리’다. 멜론이나 키위 또한 나무에서 충분히 익었을 때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후숙해서 먹으라는 것은 덜 익을 것을 따야 유통하기 편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옥수수도 신선한 것이 맛있다. 🌽 옥수수를 따면 알갱이가 말랑말랑하다. 엄지와 검지로 누르면 액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열이 발생하며 액체 상태인 속 안이 고체 전분으로 바뀐다.

🍏 후숙 과일이란?
수확한 뒤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익어가는 과일을 말한다.


모든 음식이 꼭 신선해야만 맛있을까? 🤔

숙성회와 활어회를 보더라도 취향 차이지 맛의 좋고 나쁨은 아니다.농산물 중에서도 수확하고 약 20일 정도 있다가 시장에 내는 것이 있다. 밭에서 캐서 바로 삶으면 오히려 맛이 없다. 고구마가 그렇다. 밭에서 캐고 나서 고온다습한 어두운 공간에서 보관해야 비로소 단맛이 돈다. 퍽퍽하기만 했던 고구마에 달곰한 맛이 흐른다. 달곰함의 정도는 시간에 비례해 증가한다. 겨울 군고구마가 더 맛있는 이유는 추위와 배고픔이 아니라 원래 그때가 가장 맛있을 때라서 그렇다. 🥔

호박고구마가 나오기 시작한다. 빠르게 나와서 좋긴 해도 사 먹으면 겨울에 먹던 맛이 아니다. 숙성이 덜 된 까닭이다. 호박고구마는 숙성하기 전에 밤고구마와 비슷한 식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맛이 증가하고 말랑말랑하게 변한다. 고구마 체험에서 돌아오면 어두운 곳에서 며칠 두었다가 먹어야 제맛이 난다.😋


소고기 또한 도축한 다음 적어도 열흘 이상 두었다가 먹어야 한다. 🥩 사후 경직이 그쯤에서 풀린다. 투뿔등심을 구웠다가 식었을 때 먹어보면 그렇게 퍽퍽할 수가 없다. 지방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사후 경직으로 단단해진 살만 남아서 그렇다. 돼지도 마찬가지로 숙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주일 이후에 먹는 게 좋다. 🐽


신선도는 맛있음의 기준이 아니다

신선함은 ‘갓’의 의미가 있다. 갓 내린, 갓 만든, 갓 수확한, 갓 잡았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김치만 보더라도 겉절이와 묵은지 맛이 다르다. 이처럼 신선도는 맛이 다름의 의미이지, 무조건 좋다거나 맛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선함과 맛있고 좋음을 무조건 동일시하려고 한다. 신선해서 맛있는 것이 있고 아닌 것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신선함, 뭣이 중헌디 알면 신선한다고 무조건 사지는 않을 것이다.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 우리가 몰랐던 전어 이야기




2022년 0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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