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에 적합한 물은? 🧊💧
복잡한 밀가루 특성을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이번 시간에는 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피자는 밀가루가 가장 중요한 재료지만, 물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물이 없으면 반죽이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맛과 식감을 떠나 이스트나 소금이 없어도 피자 도우를 만들 수 있지만, 물이 없으면 성립 자체가 안 됩니다.
반죽에 적합한 물은 따로 있다?
- 물의 바로미터, 경도와 pH
물은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고, 구할 수 있습니다. 식수라면 어떤 물이라도 반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자면, 반죽에 적합한 물은 따로 있습니다.
반죽을 위해 물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파악할 때 중요한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경도, 두 번째는 pH입니다.
✔ 경도란? 물속에 함유되어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에 의해 나타나는 물의 세기. |
✔ pH란? 물의 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
물의 경도를 나타내는 척도, 칼슘과 마그네슘
우리가 흔히 쓰는 자연계 식수는, 대부분 pH가 중성이어서 pH상 큰 문제는 없습니다.
사실상 미네랄에는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철분 등등이 있어 수치화하여 비교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경도를 나타내는 척도는 그 중 칼슘과 마그네슘입니다.
척도 단위는 1리터 순수한 물에 mg로 표기합니다.
⭐경도 표기 : mg / L |
일부 다른 나라에서는 세부적으로 초연수(극연수), 연수, 중경수, 경수, 초경수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20mg/L를 기준으로 경수와 연수를 나눕니다.
한국수자원공사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선 일반적으로 경도 70mg/L 이하를 연수로 보고, 150mg/L를 경수로 보고 있으며, WHO와 마찬가지로 그 중간 정도인 120mg/L을 기준으로 잡고 있습니다.
💧참고💧
경도 공식 = ( 칼슘 X 2.5 ) + ( 마그네슘 X 4.1 ) |
사실 똑같은 경수라도, 들어가는 칼슘과 마그네슘 외 미네랄 성분이 다르면, 맛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여기서는 이탈리아의 경수와 한국의 연수로 반죽할 때 차이를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수 vs 연수, 어떤 차이일까?
한국의 수돗물은 기본적으로 연수이고, 이탈리아의 물은 경수입니다. 유럽물이 석회질 물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석회질은 탄산칼슘으로, 칼슘이 많이 포함된 물을 말합니다.
경험상 이탈리아에서 경수로 반죽했을 때, 그 특징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둘째, 볼륨감도 있으며, 반죽 시간이 똑같을 경우 연수로 했을 때보다 시간이 짧아도 반죽이 완성됩니다. 셋째, 같은 온도와 습도에서 발효가 더 느립니다. |
쉽게 이야기하면 연수로 반죽할 때보다 경수와 밀가루가 안정되게 결합하여, 도우가 안정되어 보입니다.
경수에 포함된 미네랄이 물과 글루텐 혹은 전분질과 결합을 도와주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대한 근거를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고기를 사용하여 핏물을 빼지 않고 애벌로 고기를 끓여보면 경수로 끓일 때 거품이 많이 생깁니다.
아마도 거품의 주성분인 단백질과 지방질이, 경수의 미네랄과 그 성분들과 결합하여 거품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동일 양의 고기를 가지고 같은 시간의 육수를 끓여도 경수를 사용하면 더 진하게 나오는데, 아마도 이런 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의 특성 알아야 최적의 반죽 가능
- 계량제 없이도 보완 ok
그렇다고 해서 반죽할 때, 이탈리아의 경수를 가져와서 반죽하라는 건 아닙니다. 일부 빵집이나 공장에서는 탄산 칼슘과 비타민이 함유된 제빵 계량제를 써서 경도와 pH를 조정하지만, 피자를 만들 때 굳이 계량제를 쓰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보완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가지고 최적의 반죽을 만들면 됩니다. 국내에서 연수로 반죽할 때는 결합력이 약해 물을 조금 더 넣고, 반죽 시간을 조금 더 길게 잡으면,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