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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119
세 번째 식당이 망한 이유
[민쿡] #나의_식당창업_분투기 #14편 #세번째식당 #폐업
민쿡
주방설계 및 외식경영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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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당창업 분투기 #14
세 번째 식당이 망한 이유😥


분점이 잘 망하는 이유는 첫 번째 본점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부재 #내 작은 경험이 만든 섣부름



호기롭게 세 번째 식당 시작했지만...

일산에서 내 인생 세 번째 식당의 인테리어를 시작했다. 인테리어에 대해 무지했지만, 나는 이것저것 아는 척했고, 본점 매장과 비슷한 컨셉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본점이 손님이 넘쳐나니, 세 번째 식당도 똑같이 만들면 본점처럼 손님이 넘쳐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인테리어 사장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눈치챘는지 거의 날림으로 공사를 끝냈다. 참 이상한 컨셉의 식당이었다. 김밥집도 아닌, 일식집도 아닌, 그냥 그저 그런 식당. 메뉴도 본점 초밥집과 완전 똑같이 만들었다. 일산점 오픈 전날, 출근하기로 했던 주방장에게 문자가 왔다.


🗨“사장님 저 다른 곳에 가기로 했어요. 죄송합니다.”


한 달 내내 그 주방장을 원망하며 수천 번 욕했다. 어쩔 수 없이 나와 주방 보조 둘이서 오픈했지만, 이런 식으로 두 개 매장을 관리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줄 서서 먹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동네 손님의 반응은 시원찮았다.

‘처음부터 손님이 늘겠어? 좀 시간이 지나면 단골이 생기겠지’ 생각했다.

하지만,준비되지 않은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





악순환의 반복

시간이 지나도 매출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혹시 또 이번에도 망하는 건 아니겠지?’라는 불안이 엄습했다.

매출이 떨어지자, 처음 채용했던 직원을 내보냈다. 장사가 안 되니 직원 급여도 다른 곳과 비교해 형편없었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마다 ‘장사가 안돼서...’라는 핑계로 그 책임과 피해를 직원들이 감당하도록 했다. 업장은 직원 불만으로 항상 시끄러웠다. 잔뜩 빚으로 시작한 식당이 잘 안되자, 부모님은 힘들어하셨고, 나와의 불화도 점점 더 깊어졌다.

세 번째 식당은 내가 본점에서 근무하는 날이면 항상 사건이 터졌다.주방을 맡은 직원이 술만 먹으면 안 나오는 바람에 내가 본점에서 근무하다가 중간에 그 업장으로 달려간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손님 컴플레인, 무단 결근, 직원끼리 다툼, 급여 문제, 주방 장비 고장…. 여기저기 사건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스템의 부재 - 악순환의 근원

두 개 업장을 운영한다는 건 그냥 직원만 더 뽑아서 해결되는 게 아니었다. 두 개 이상의 업장을 운영하려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돈도 아니고 가게도 아닌 시스템이었다. 관리하는 식당은 두 개였지만, 마치 다섯 개 식당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정신도 없고 힘들었다.

매출이 없으니 어머니가 한 푼이라도 아끼시겠다고 분점으로 가셨고, 분점의 직원 수는 거의 반으로 줄었다. 직원도 없는 곳에서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이젠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8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초밥 조리사를 두지 않는 덮밥 전문점 모양새로 다시 세팅했다. 초밥 기술자가 필요 없으니 좀 신경이 덜 쓰일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하니 초밥을 먹으러 왔던 손님마저 줄었다. 매출은 더 크게 줄었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근무자 수를 줄였다. 손님이 없으니 결국 메뉴 단가를 내렸지만, 매출은 더 줄었다.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결국, 세 번째 식당 폐업

그렇게 어거지로 영업하던 중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천만 원을 더 투자해 인테리어까지 바꿨다. 이번엔 이자카야를 해보기로 했다. 점심과 저녁,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낮에는 덮밥, 밤에는 이자카야로 운영했다. 몇 개월이 지났지만, 매출은 처음 시작했던 초밥집의 반토막이었다.

이제는 이도 저도 아닌 식당을 손님들은 더 이상 신뢰하지 않았다. 누구도 자주 바뀌는 식당에는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문득, 분점으로 땜빵을 하러 가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망했구나.’😔

일산점으로 몰고 가던 차를 다시 본점으로 돌리면서 직원에게 전화했다.


📞“일산점은 오늘까지만 영업하고 문 닫으세요.”



손님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손님을 우습게 알고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식당을 대충 만들면 손님들은 그 의도를 안다. 손님을 우습게 알면 손님은 절대 그 식당을 믿지 않는다.

세 번째 식당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그동안 쌓아온 작은 경험에 내 고정관념이 더해져, 손님이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식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잘해서 본점이 대박났다는 착각, 이대로만 하면 당연히 다른 곳에서도 대박날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오만이 이런 상황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외식경영 전문가
민쿡의 식당창업 분투기


👉 바람 잘 날이 없었던 두 번째 식당



2022년 0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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