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식집 사장님들을 위한
'화덕의 종류와 특징' 🍕
지난 콘텐츠에서 피자 굽는 도구인 컨베이어 오븐, 데크 오븐, 돔화덕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대부분의 도구의 경우 구매하시면 설명서가 나와있으나, 화덕을 구매하면 설명서가 없는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화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통 구매처에서 기본은 알려주나, 핏자이올로(피자전문가)가 아니므로 스스로 공부하고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덕 (il forno)
이탈리아에서 화덕은 forno(포르노)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정관사 il을 붙여서 il forno(일포르노)라고 합니다. 영어로 번역하면 오븐입니다.
한국적인 개념에서 화덕은 위가 둥근 모양의 굽는 도구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븐은 미국에서 들어온 전기나 가스를 사용하는 기계장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탈리아에서 오븐과 화덕은 둘 다 il forno라고 불립니다.
굳이 구분한다면, 연료에 따라 나무, 가스, 전기로 나눌 뿐입니다.
피자 구울 때
온도와 시간의 중요성
나폴리식 피자를 굽기 위해서는 섭씨 400~500도 고온으로 올라가는 화덕(오븐)이 필요합니다. 밀가루, 물, 소금, 효모 4가지만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낮은 온도로 굽게 되면 제대로 된 🔗마이야르 반응이 나오지 않습니다.반응이 나오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밀가루 도우는 딱딱해지고 토핑은 마르게 됩니다. 아무리 반죽을 잘하고 재료가 맛있더라도 화덕(오븐)의 온도가 높지 않으면 절대 맛있는 나폴리 피자를 만들 수 없습니다.
나폴리 피자는 아래와 같이 구워져야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됩니다.
430~485도 사이에서
단 60~90초 만에!
STG 약관(전통 제조법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것만을 인정하는 명칭)에도 규정되어 있는 사항이죠.
제가 세계 챔피언쉽 피자 대회를 나갔을 때가 기억나는데요. STG 종목에서는 들어가는 재료의 양을 정확하게 맞추는지 저울을 두고 측정하고, 화덕에 들어가서 시간 내에 정확하게 나오는지도 체크합니다.
위반 시 바로 탈락을 줄 정도로 온도 유지와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항목입니다.
🔴 나무 화덕
나폴리의 오래된 피자집들은 대부분 나무 화덕을 씁니다. 나무 화덕을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기나 가스가 없었던 시절부터 사용하던 전통 연료로 이어져 왔기 때문입니다.나무를 쓸 경우 핏자이올리(피자셰프들)가 전도열, 복사열, 대류열 중 자신에게 맞는 것으로 조정해서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결과물(피자)을 전기나 가스 사용 시보다 더 섬세하게 만들 수 있죠.
현재는 나무 연료로 인한 환경문제 발생으로 나무 화덕 규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많은 피자 가게들이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나무를 쓰는 핏제리아들은 분진을 없애는 집진기(공기 속에 떠돌아다니는 미립자를 모아서 제거하는 장치)를 설치하여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나폴리 피자들은 전기를 사용한 화덕으로 점점 바꿔가고 있습니다.
🔴 가스 화덕
가스화덕도 사실 안정되고 좋은 화덕입니다. STG 약관에서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 이탈리아 베라피자 스쿨에서도 피자를 공부할 때 나무화덕 뿐 아니라 가스를 이용한 화덕도 함께 공부하죠.
일반 가스의 용량으로는 화덕의 온도를 충분히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화덕 자체에 가스 용량이 큰 분화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에는 그런 제품들의 수입 통관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핏제리아들은 중식당에서 쓰는 버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일자버너를 개조해서 쓰기도 합니다.
가스화덕은 세팅이 편하고 피자 구울 때 조절도 용이한 부분이 있지만, 열원 자체가 숯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바닥전도열이 약한 편입니다. 연속으로 여러 개를 구울 경우 바닥이 잘 익지 않아 충분히 예열시켜야 하고 굽는 위치를 잘 조절해가며 구워야 합니다.
화덕의 가스를 켜고 불을 붙일 때 화덕에 가스가 많이 차면 폭발의 위험이 있으니 가스 잠금 상태를 확인하고 충분히 환기를 시켜야 합니다.
🔴 전기 화덕
환경오염이 심각한 요즘, 가장 안전한 대안으로 전기화덕이 떠오르고 있습니다.아직 한국에서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이미 수입된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나폴리를 제외한 지역에서 점점 도입을 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적극 도입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전기 화덕은 온도 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고 비용도 나무나 가스에 비해 적게 들어 갑니다.
단점으로는 필요한 전기용량이 커서 구건물의 경우 용량 증설 등 다소 비용이 들어가고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력의 발전으로 돔형태의 모양도 있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데크오븐 모양으로도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전기와 가스가 혼용된 모델이 있으며, 가스와 나무를 함께 쓰는 방식도 있습니다.
화덕도 조리기구의 하나로 생각하면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환경에 맞게 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가 화석연료의 시대에서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듯, 화덕도 점차 전기화덕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고, 나폴리 피자가게를 하겠다는 분들께는 화덕의 열을 이해하고 다루는 것도 중요한 공부입니다.
화덕피자 가게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나무를 이용한 방법을 꼭 해보시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본인의 능력치를 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탈리안 ▪ 한식 전문가 이진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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