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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119
매장이 작으면 실패 확률은 높아진다
[민쿡] #나의_식당창업_분투기 #8편 #매장면적
민쿡
주방설계 및 외식경영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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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당창업 분투기 | 8편
매장이 작으면 실패 확률은 높아진다


식당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갖추어야 한다.

작다고 식당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허용된 공간이 작은 만큼 실패 확률은 높아진다.




폐업여행을 마치고... 💤


폐업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할 일이 없어 며칠은 빈둥거렸다. 300만 원 정도에서 여행 경비로 쓰고 남은 돈은 104만 원. 며칠 생활하고 나니 주머니의 돈은 바닥이 난 상태였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취직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어떻게든 장사로 성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 내가 망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는 큰 걱정은 없었다. 돈이 부족해서 장사를 할 수 없다면 트럭에 수족관을 싣고 오징어라도 팔고 싶었다. 장사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친구에게 돈을 빌려서 포장마차를 시작하려던 차에 어머니께서 생각지 않은 제안을 하셨다. 지금 살고 계신 집을 팔고 같이 식당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면적 8.3평의 작은 매장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나는 그렇게 하자고 이야기했다. 어머니는 서둘러 집을 파셨고 약 두 달간 여기저기 매장을 찾아다니다가 고양시의 화정역에 있는 1층의 작은 식당을 발견했다. 근데 작아도 너무 작았다. 내가 하고 싶은 초밥집 시설을 대충 갖춘 상태여서 권리금만 주면 더 큰돈이 들어갈 것 같지 않아 더 고민하지 않고 그 상가를 선택했다.

원래 일본식 돈까스 집이었는데 잘 안돼서 망한 자리였다. 인테리어는 일식집 분위기여서 크게 손대지 않고 영업할 수 있었다. 부모님은 날 믿어 주셨고 결국 그 상가를 계약했다. 매장을 정리하고, 필요한 장비도 구입했다.

하지만 매장이 너무 작았다. 냉장고가 턱없이 부족해 참치냉동고를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집에 가져다 두었다. 참치는 자주 꺼내 쓰는 것이 아니니 침에 들고나오면 된다는 정말 바보천치 같은 생각을 했다. 활어 수족관과 야채 냉장고도 안에 둘 수 없어 밖에 두었다. 식당이 8평이다 보니 4인 테이블 한 개, 나머지 좌석은 다찌로 불리는 바 형태의 8인석. 총 12석이었다. 12 테이블도 아닌 12석.

그곳이 지금까지 21년간 운영하고 있는 초밥집이다.




등기상 매장 면적은 8.3평.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평수는 건물 기둥 빼고 8평이었다. 이런 크기의 상가는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커피전문점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는 매장이다. 서울에서 일식집으로 시작했었지만, 여기서는 당시 ‘초밥집’이라는 다소 생소한 키워드로 업장을 시작했다. 당시 고양시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컨셉이었다.

생선회와 초밥을 다루는 식당이 모두 ‘일식집’이라 불리던 시절, [일본식 덮밥과 우동/ 횟집/일식집]으로 이렇게 세 카테고리로 조금씩 나눠지는 시기였다. 일식집 트렌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맛집 TV 프로들이 대거 유행하면서 초밥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공간과 피로도의 관계 🏠


어머니는 집을 팔아 전세 보증금이라도 만들어서 아파트로 들어가셨지만, 대출에 대출을 거듭하다 보니 나와 아내는 정작 발 뻗고 편히 잘 변변한 방 하나 얻을 돈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친구에게 보증금 1000만 원을 빌려 15평짜리 소형 아파트 월세로 들어갔다. 가게를 얻고 며칠 되지도 않아 바로 장사를 시작했다.

한 번 장사한 경험도 있겠다, 역세권이라 주변에 유동 인구도 많겠다, 자신감은 최고였다. 직원을 따로 구하지 않고 그전에 장사할 때 보조로 일하던 녀석과 함께 일하기로 했다.

이제는 동업도 아니고 내 상가는 아니지만 몇 년은 장사 할 수 있게 보장된 내 식당! 너무 기쁘고, 가게가 마냥 예뻐 보였다. 쓸고 닦고 치우고…. 일주일간의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오픈 전날! 그동안 나하고 같이 고생한 주방 보조에게 내일부터 파이팅의 의미로 고기도 사 먹이고 같이 소주 한잔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오픈 날부터 그놈은 나오지 않았다. 이것저것 할 일이 많은데…. 결국 어머니, 아버지, 아내, 나 이렇게 넷이서 영업을 시작했다.




💬 ‘어차피 뭐, 가족끼리 하려고 했었으니까 인건비도 줄고 좋네.’

이렇게 생각했다. 오픈이라고 손님이 막 몰려오지는 않았지만 역세권인데다 주변에 초밥집이 없어서 그런지 손님은 꽤 있었다.

개업이라고 주변에 알리지도 않았다. 그래도 어머니나 아버지는 떡을 해서 주변에 돌리자고 했지만, 나는 그런 허례허식보다는 맛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떡은 물론 전단지나 다른 홍보도 하지 않았다. 그냥 맛있게 친절하게 하면 손님이 알아주고 금방 손님이 늘 거라고 확신했다.

매출은 꾸준히 늘었지만 일의 피로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피로도가 높아서 그런지 가족들은 모두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내게 허용된 공간이 작으면 생산력이 떨어지고, 근무자의 피로도가 올라가며, 매출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식경영 전문가
민쿡의 식당창업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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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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