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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119
금붕어만 있고, 손님은 없었다
[민쿡] #나의_식당창업_분투기 #2편 #손님
민쿡
주방설계 및 외식경영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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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당창업 분투기 | 2편
금붕어만 있고, 손님은 없었다


손님이 원하는 것을 파는 것이 모든 사업의 기본이다. 하지만, 요리사들은 자기 음식을 모든 손님이 좋아할 거라 착각한다.

식당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생각부터 깨야 한다. 그것이 첫 시작이자 관문이다.




겨울이 아무리 매섭게 추워도
항상 봄은 온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라 이번 봄은 더 따듯하게 느껴졌다. 완연한 봄은 아니었다. 그래도 겨우내 모텔 식당 앞 연못에 쌓였던 눈과 얼음이 녹으며 새싹이 돋았다.
손님이 많든 적든 몸에 밴 정리와 청소로 항상 바빴다. 피곤하고 힘들어 신경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졌고, 손님이 늘기는커녕 점점 줄어들었다.




몇번 찾아오던 지인들도 이제는 발길을 끊은 듯 보이지 않았다. 은근 슬쩍 안부를 묻는 것처럼 전화해서 한번 오라해도, 영업하는 걸 눈치 챘는지 오지 않았다. 아팠던 허리 통증은 더 심해졌다. 몸은 항상 만성 피로였지만, 나는 언제나 성실함을 잃지 않았다. 보통 하루 16시간 정도 일을 했고, 오픈 뒤 하루도 휴무없이 장사를 했다. 하지만 아내도 힘들어해서, 결국 6 개월 후부터 2주에 한 번씩 식당 문을 닫고 쉬었다.




금붕어의 비애


봄도 오고 해서 매장에 새 단장을 하고 싶었다. 모텔 1층 앞 큰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에 금붕어를 넣어두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심 있게 지켜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들이 곧 내 손님이 될 거 같았다.

아침 장보러 갈 때 큰 맘 먹고 금붕어 30마리를 사 왔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에 붕어를 모두 풀어 넣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식당을 새단장한다는 생각에 연못 옆에 나무도 좀 심고 식기도 좀 바꾸고, 매장에 싸구려지만 서양화 같은 그림도 달았다. 간판 집에 가서 네온사인도 주문해서 걸고, 때로 찌든 등도 새로 달았다. 수중에 돈이 없었지만 빨래 짜듯이 짜내 물품들을 구입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날씨는 더 따뜻해졌고 모텔 식당앞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청소도 다 했고 금붕어도 사다 넣고 그림도 샀는데… 정작 중요한 손님이 없었다. 사다 놓은 금붕어의 수가 조금씩 줄어들더니, 지금은 금붕어가 몇 마리 보이지 않았다. 돌 틈에 숨었는지 찾아봤지만 남아있는 거라곤 3마리 뿐이었다.

금붕어를 찾는 나를 보고 있던 모텔의 경비아저씨가 금붕어는 동네 고양이들이 잡아먹었거나 밤에 사람들이 잠자리채로 떠 간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다 짜증났다. 장사도 싫고 직원도 싫고 아내도 보기 싫었다. ‘아, 내 금붕어…’




금붕어를 보며 손님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새로 들여온 식기에 담긴 음식을 보며 손님들이 감탄하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이제 내 머릿속은 술 마실 생각뿐이었다. 그날 저녁에 허리가 너무 아파 아내에게 엊그제 사 온 부항기로 부항을 떠달라고 영업장 룸으로 들어갔다. 처음 해본 부항이었는데 부항 컵에는 죽은 피가 반 컵씩이 채워졌다.

💬 ‘이제 제발 할인권은 그만 들어왔으면… .’

누워 쉬고 있는데도 어지러웠다.

손님을 위해 식당에서는 많은 것을 준비한다. 하지만 내가 손님에게 주고 싶은 것이 손님이 받고 싶어 하는 거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매장 앞 연못에 금붕어가 들어가 있다고 손님은 찾아오지 않는다. 꼭 필요한 순서를 정하고 그 순서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손님을 불러들일 수 있는 충분조건과 필요조건을 반드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외식경영 전문가
민쿡의 식당창업 분투기


👉 민쿡의 식당상권 선정 실패경험담

👉 장사할 때 잊으면 안 되는, 자기절제와 휴식




2022년 0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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