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실패 법칙
6편 - 페달의 법칙
“프랜차이즈 본사는 조직 규모가 과도해지면
계속되는 가맹점 신규오픈이 독인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게 된다.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지는 구조다."
자전거를 탈 때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가 넘어진다는 사실을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페달을 계속 밟아야 한다. 이를 페달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프랜차이즈에서도 이 법칙은 예외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프랜차이즈 조직과 시스템을 잘 모르는 사업 초기에 많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바로 조직 확장이다. 일단 잘 모르니까 전국적으로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력을 많이 뽑는다. 특히 각 팀장들은 부서를 키우고 싶은 마음에다 파워게임까지 더해, 더 많은 인력을 요구한다.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지듯이, 페달의 법칙은 본사가 신규 가맹점 개설을 멈추거나 매달 오픈하는 평균 매장 숫자가 줄어들면 본사가 무너지는 현상을 말한다. 조직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본사는 가맹점 신규 개설이라는 페달을 계속 밟게 된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프랜차이즈 사업 초기, 본사 조직을 과도하게 확장하는 경우는 3가지다.
첫째 | 경영진이 프랜차이즈 실무와 시스템을 잘 모른다
최소한의 인력과 최적의 업무 분담 방식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력을 계속 채용하여 조직을 세팅한다. 조직은 효율성을 잃어버리고, 과도한 조직이 되어간다.
둘째 | 가맹점 개설에 지나친 욕심을 낸다
가맹점 숫자가 몇백 개 되어야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공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많다고 해서 우수 프랜차이즈가 아닌데도, 이런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가맹점을 많이 개설하는 것이 지상과제이기에 가맹영업 인력, 점포개발 인력, 매장오픈 인력, 지원부서 인력을 계속 늘려 잡는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조직 구성을 빨리 규모 있게 갖추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매장 숫자와 본사 조직 간의 적정한 규모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셋째 | 경영진이 부서 간 실무팀 간의
부서 확대주의를 간과한다
보통 부서장이나 팀장들은 자기 조직의 사람이 많을수록 파워를 갖는다. 팀장급들은 CEO나 오너처럼 회사의 손익을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어서, 인력의 인건비와 경비 증가로 손익이 역전되거나 악화되는 일에 관심도가 CEO나 오너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팀장은 자기 부서나 팀원 숫자가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해, 회사가 조금만 잘 나가면 인원을 뽑아 달라 요청한다. 이때 경영진이 사업의 핵심을 가맹점 개설증대, 가맹점 숫자를 목표로 해서 부서장이나 팀장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다보면, 프랜차이즈 본사 조직이 과도하게 확장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뽑은 인력으로 인해 고정비가 무섭게 늘어난다. 비단, 인건비뿐 아니라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늘어난다. 본사는 운영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신규 가맹점의 개설수익(가맹비 수익, 로열티 수익, 인테리어 수익, 매장시설 수익 등)을 올리는 데 집중한다.
프랜차이즈 사업 초기에는 매장 수가 적다. 본사 수입은 주로 유통수익(로열티 등 포함)과 개설수익(가맹비 등) 2가지인데 매장 수가 적다 보니, 본사 운영 유지조차 어렵다. 새로 유입되는 신규 가맹점 개설 수익이 안 받쳐줄 경우, 직원들 급여 지급에 차질을 빚는다. 이로 인해 본사는 가맹점주가 우리 브랜드에 맞는 사람인지 혹은 입지가 우리 브랜드에 맞는지 철저히 선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6개월~1년 사업을 전개하면,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부실해지고, 본사도 무너진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탄탄해지려면, 신규 가맹점주나 신규 입점 매장의 상권을 잘 선별해야 한다. 그럼에도 본사는 심각한 운영난이라는 상황 논리에 빠져 우수한 자질의 점주, 성실한 점주 선발, 최적 상권 입점이라는 프랜차이즈 시스템 본질을 외면한다. 자책도 없고, 반성조차 없다. 당장 직원 월급을 잘 줘야 한다는 생존 논리가 회사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본사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자전거 페달을 계속 밟아 나간다. ‘부실한 가맹점 개설’이라는 페달을 밟으면서 전진을 외치고 나아간다.
이런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맹점 개설 숫자에 연연하거나 신규 가맹점의 개설을 본사 사업의 1순위에 두어서는 안 된다. 본사 조직을 사업 초기부터 슬림화해야 한다. 최소한의 조직으로 세팅하고, 신규 가맹점주가 구전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돼 오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본사의 안정적인 고정 수입을 갖추기 위해 직영점을 먼저 확대해야 한다. 대개 1개의 중형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1,000~5,000만 원의 월 수익을 가져다준다. 직영 매장이 많아지면 본사 직원 교육도 수월해지고, 신규 가맹개설의 수익이 없어도 본사를 운영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우수 가맹점주를 선별하고 좋은 상권을 개발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면서, 우수 매장을 하나씩 차곡차곡 만들어 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개설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가맹점주들이 몰려오기 전에는 조직 확대를 자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맹 고객이 몰려오면 그에 맞춰 조직을 확대하면 된다. 신규 가맹점 문의가 별로 없다면 아직은 때가 아니므로, 조직을 늘려서는 안 된다. 이때는 매장 수익이 늘어나야 하는 시기다. 가맹 고객이 몰려오고 나서 조직을 확장해도 절대 늦지 않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 매장 숫자와 본사 확장에 욕심내지 말고, 사업 초기 직영점을 적정히 운영해서 본사의 고정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즉, 신규가맹점 개설이 있든 없든 본사는 직영점 운영수익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유통수익과 로열티만으로 매달 본사 운영경비를 충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조직을 먼저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프랜차이즈 조직을 성급하게 만들면 안 된다. 지금도 이런 본사가 매우 많다. 계속 가면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걸 알면서도, 당장 넘어지지 않기 위해 자전거 페달을 계속 밟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사업 초기에는 슬림한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잘못 발을 들여 놓으면, 빼도 박도 못하는 힘든 대가를 치르기 때문이다.
🧐 페달의 법칙이란?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 초기에 슬림한 조직을 유지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확장하면,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신규 가맹점의 개설 없이는 본사를 유지할 수 없는 위험한 구조에 빠지게 되는 법칙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