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시작하는 가정간편식
6편 | 상품화 사례 🔖
많은 분이 공통적인 질문을 하십니다.
👦 저희 식당에선 갈비찜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요?
👩🦰 저희 식당에선 훈제삼겹살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요?이 지면에 모든 음식 이름을 나열해도 모자랄 정도로 음식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과연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만들 수는 있는 걸까요?
건너편 식당은 잘도 만들어서 인터넷으로도 팔고 있는 것 같은데….
전 항상 같은 답변을 드립니다.
💡 벤치마킹해 보세요 :)
우리가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은 우리 식당에서 먹을 때 가장 맛이 좋습니다. 우리는 식당에서 택배 포장을 해서 보내지만, 고객님은 어떻게 해 먹는 게 가장 좋은지 그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럼에도 손수 조리해서 먹어야 하죠.참고로 저희 매장은 불고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는 황동판에 구워도 먹고, 샤부샤부로도 먹을 수 있죠.
이 맛을 그대로 가정에 보내드릴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음식마다 식당마다 조리 방법은 다르며, 소비자 또한 조리도구와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약간의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타협점을 찾아 '서울식 소불고기 전골'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기획했습니다.
이 상품을 기획할 당시 고민하고 결정했던 과정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냉동식품 vs 밀키트
신선한 야채를 주문이 올 때마다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단점) 때문에 밀키트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냉동식품으로 만들고 싶었죠.생고기와 육수, 생야채를 한 용기에 넣어 얼려봤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죠.
✔ 생야채를 얼렸다가 익혀 먹을 때 배추의 식감 문제
배추를 넣는 장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했습니다.
✔ 고기와 함께 담긴 육수가 붉은색을 띠게 되는 문제
제가 원하는 컨셉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비교적 맑은 육수를 원했죠.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배추는 삶아서 포장하고, 캐러멜 색소를 추가로 넣어야만 했습니다.
배추를 삶는 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캐러멜 색소는 제품의 컨셉 자체가 틀어질 수 밖에 없었기에 밀키트 형태로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래서 선배들이 소불고기 전골은 대부분 밀키트로 만들었구나 싶었습니다.
만약 이때 벤치마킹이 부족했다면 상당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겠죠.
이런 음식의 특성 때문에 냉동식품이 아닌 밀키트로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소고기팩
제품의 방향을 밀키트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제 각각의 재료를 분리해서 포장해야 합니다.저희 매장에선 얇게 썬 소고기를 아주 최소한의 양념과 버무린 후 손님상에 올립니다.
있는 그대로 테스트를 시작했죠.
역시 그냥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고기를 썰어 양념이 더해지는 순간 녹기 시작하고, 양념 등의 액체로 인해 진공 시 모양이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진공이 아닌 도시락 형태도 고민해 봤지만,
(이런 상품을 어떻게 택배로 잘 보낼 수 있을까요?)
결국 양념을 뺀 상태, 즉 소고기 슬라이스만 진공포장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야채 포장
벤치마킹 당시 밀키트의 야채 등 부재료를 하나하나 개봉하는 것이 아주 번거로웠습니다.
🤔 ‘이거 까고 저거 까고 뭘 먼저 넣어야 하는지 레시피도 복잡하고…어라? 이미 고기는 끓고 있는데, 당면을 불려놨어야 하네?’
특히 소스에 물 계량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단점을 보완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당면은 불려서
일반 비닐포장이 아닌 진공포장
소스에 따른 물 계량 등...
소스팩
대부분의 가정간편식의 레시피를 보면 종이컵 몇 컵 또는 몇ml 를 넣으라고 친절히(?) 알려줍니다.
하지만 전 별로 친절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에는 종이컵도, 계량컵도 없거든요.
그래서 만든 것이 '간단한 스티커 하나'만으로 친절함이 느껴지는 소스팩입니다.
결국, 소고기+야채+소스
정말 단순하게도 종류별로 한 팩씩 묶었습니다. 예쁘게 진공포장 된 소고기와 야채, 그리고 엄청 편리한 소스팩입니다.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선, 어쩌면 평범하고 단순한 밀키트일 뿐일 수 있지만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벤치마킹을 통해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여 결정할 수 있었죠.
다시 한번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매장과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이용해도, 매장만큼 맛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정말 가정간편식을 만드실 생각을 하고 있으시다면, 꼭! 벤치마킹을 생활화하시길 바랍니다.
👨🍳 밀키트 전문가가 들려주는 🍲
식당에서 시작한 가정간편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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