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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119
참깨를 너무 많이 뿌리면 생기는 일
[김진영] #뭣이중헌디 #3편 #참깨
김진영
농산물 식재료 전문가
구독자 89
#농산물
#수산물
#지역특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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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3 참깨 🧂



귀한 참깨였다


시장 보고 온 엄니가 참깨 볶는 날이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있었다. 저녁 무렵 볶으면 그날은 무조건 비빔밥이었다.

볶은 참깨는 입구가 넓은 주발에 담는다. 그러고는 밀대 겸 방앗공이로 깨를 으깼다. 집안은 고소한 향이 가득했다. 으깨진 참깨, 주발에서 탈탈 털어도 붙어 있는 양이 꽤 됐다. 어쩌면 엄니가 적당히 털었을지도 모른다. 그날은 밥과 고추장 넣고 주발에 비볐다.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다.

참깨나 깨소금은 아끼고 아끼던 조미료였다. 조미료는 미원, 다시다만이 아니다. 맛을 보조해 주는 것이 조미료다.

성인이 돼서 음식 관련 유통을 하다 보니 참깨의 처지가 참으로 ‘깼다’.




귀하고 귀했던 참깨가...
어느 순간부터 흔해지기 시작했다 ❓


중국과 수교 이후였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팔기 위해 농작물에 붙던 관세가 시나브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FTA 협정은 내리는 것도 모자라 아예 ‘0’%를 만들기도 했다. 참깨 관세는 한때는 천 %가 넘었다. 지금은 협정 물량까지는 40% 그 이상은 640%의 관세를 낸다.

그런데도 가격 차이가 수입과 국산 사이에서 4~6배 난다. 참깨 30kg 기준, 국산이 80만 원이라면 중국은 20만 원 후반, 인도는 16만 원대다.




한 번은 군산의 한 식당에
취재하러 간 적이 있다 📸


제법 이름난 식당이었다. 주문한 회무침과 오징어볶음을 주문했다.

나온 음식 보고는 기겁했다. 메인이 되는 식재료는 보이지 않고, 위에는 깨만 한가득했다. 생선 무침을 주문하지 않고 깨 덮밥을 주문했나 할 정도였다. 무침 위쪽으로 한 겹의 깨가 덮여 있었다.

없이 살던 시절의 복수라 하기에도 너무 어이없는 깨 사용이었다. 이런 일상의 남발에는 TV에 나와 마지막 꼭 통깨 뿌리면서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 시금치를 무친다고 가정하면, 갖은양념에 참기름이 들어간다.






지금은 거의 쓰지 않지만,
예전에는 역 앞에서 사람들이 만났다


언제, 몇 시에 어디 역전앞 이런 식으로 말이다.
역전은 말 그대로 역 앞이다. 전이 한자로 앞 전 자다. 사람들은 그냥 역전앞이라고 했다.

말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조미료는 다르다. 조미료는 ‘적당히’가 미덕이다. 참기름이 들어간 음식에 통깨를 뿌리는 것은 역전앞과 같다. 쓸데없이 두 번 말하는 것이다.

참깨와 참기름을 다 사용해도 양을 조절해야 한다. 아무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 마무리로 통깨만 뿌린다.




참깨는 주인공이 아니라
임팩트만 살짝 주면 된다


마치 드라마의 카메오처럼! 시금치 무침의 주인공은 시금치다. 참기름 넣고 통깨까지 넣는다면 주인공이 바뀐다. 고소한 내만 가득한 참기름 채소 무침으로 말이다.

참기름 넣었으면 통깨는 뿌리지 말아야 한다. 참기름을 넣지 않았으면 참깨는 통깨가 아닌 부숴 넣어야 한다.

음식은 정성으로 시작해서 정성으로 끝내야 한다. 가족이든, 손님에게 주든 같다. 통깨를 뿌리는 순간 그사이의 정성을 똥으로 만든다고 생각해야 한다.




깨는 깨서 먹으라 ‘깨’다


깨는 순간 품고 있던 맛과 향을 내준다.
통깨는 오롯이 맛을 지니고만 있다. 뱃속에서 소화될 때 깨가 깨져 고소함을 느낀다면 넣은 이유가 사라진다.

왜 뿌리는지 알고서 뿌리자. 제발 TV에 나오는 사람들이여, 깨 좀 그만 뿌려라. 뿌릴 거면 제대로 뿌려라.

참깨, 뭣이 중헌디 알면 그리 뿌리지 않는다. 깨는 깨야 한다.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손님에 대한 배려, 공깃밥에서 보인다


👉냉면은 맛있고 시원하게 먹으면 그만이죠





2022년 0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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