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소금 이야기
5편 - 천일염에 관한 오해와 진실
🤔오해①
천일염에는 병균이 많다?
문제의 핵심은 역시 10%를 상회하는 천일염의 ‘불순물’과 '2년 간수 뺀 소금'에 있다. 불순물은 많은 양의 수분, 중금속, 유해 물질, 병균, 유익한 미네랄 등이다.
우선 “천일염에는 병균이 많다”는 지적부터 살펴보자.
‘천일염의 병균’에는 오해가 있다. 염전에서 막 건져 올린 천일염은 대략 30% 이상의 수분을 가지고 있다.
수분이 있으면 균은 존재한다. 즉, 천일염에 병균이 있다는 주장은 염전에서 갓 건져낸, 수분 가득한 소금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수분이 30% 이상 되는, 물이 줄줄 흐르는 소금을 시중에서 만나기는 어렵다.
먼저, 염전 가까운 곳의 소금창고에서 보관하는 동안 수분은 충분히 빠져나간다. 💦
수분이 충분히 빠져나가면, 병균은 존재하지 않는다. 천일염의 수분은 생산, 유통 과정에서도 사라진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염전에서 바로 건져낸 소금은 병균이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천일염에는 위험한 병균은 없다”는 표현이 맞다. 더구나 사서 보관하는 동안 간수의 수분이 또 사라지기에 병균은 없다.
🤔오해②
천일염에는 몸에 이로운 미네랄이 많다?
천일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천일염이 지니고 있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개선했다.
유해 중금속 함유 문제는, 지역의 공공기관에서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다.
“천일염에는 인체에 좋은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주장은 되짚어 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학적인 근거, 논리는 부족하다. 설혹 많은 미네랄이 남아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소금을 통하여 흡수한 미네랄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로운 미네랄 중의 하나라고 손꼽는 마그네슘을 살펴보자. 🔎
마그네슘은 우리 몸의 필수 미네랄이다. 흔히 눈이 미세하게 떨릴 때, “마그네슘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말은 ‘돌팔이 의사’ 수준이다. 눈꺼풀 떨림의 이유는 수백, 수천 가지다.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서 광범위하게 작용한다. 몸에 쌓인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혈관에도 여러 가지 작용을 한다. 무엇보다 칼슘과 더불어 우리 몸의 뼈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골다공증 환자 중에도 마그네슘 부족일 경우가 있다. 일반인들은 마그네슘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가를 알기 힘들다. 몸에 질병이 있을 때, 의사들에게 듣는 이야기가 정확하다.
미네랄에 관한 연구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오늘의 이론이 내일 달라질 수 있다. 의사들이 진료, 수술할 때, 각종 의료 기기를 동원하고 다른 의사들의 의견을 구하는 이유다. 마그네슘만 적정량 섭취한다고 혈관이 튼튼해지고, 뼈가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눈꺼풀 떨림 현상이 마그네슘 섭취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미네랄의 작용을 단순히 ‘1+1=2’라는 간단한 산수 방식으로 여기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인체의 구조, 작동은 고차원 방정식으로도 풀기 어렵다. 인체는 우리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정교하다. 미네랄 몇몇으로 재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소금은 식재료이지 약이 아니다
소금은 식재료이지 약이 아니다. 몸에 좋은 각종 미네랄은 다른 식품을 통하여 섭취할 수 있다.
“각종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서 천일염이 몸에 좋다”는 주장은 엉터리 미신이다.
선무당 사람 잡는 식으로 “0000가 몸에 좋다. 천일염에 0000가 많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 얼마만큼 먹고, 어느 정도 배출되며 우리 몸에서 어느 정도 양이 작용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가 없으면 믿기 어렵다.
‘약은 약사에게, 치료는 의사에게’가 맞다.💊 '바닷물에는 몸에 좋은 백금 성분이 있고, 천일염을 먹으면 백금 성분을 먹는다. 따라서 몸에 좋다'는 식의 논리는 곤란하다.
같은 염전, 같은 방식의 소금이라도 다 다르다
소금도 떼루아(Terroir)가 있다.
🧐떼루아란? 프랑스어로 "토양" 또는 "풍토"를 뜻하는 고유 단어 terroir. 좀 더 포괄적으로 원료가 자라는데 영향을 주는 환경, 토양, 미생물 등을 총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
같은 염전이라도 매년 생산되는 소금의 질이 다르다. 천일염 염전을 운영하는 이들은 같은 염전에서 같은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해도 매년, 매월, 매주, 매일, 매시간 생산되는 소금의 질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목포의 마지막 염업사를 운영했던 고 최기철 씨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염전에서 같은 날 생산되는 소금이라도 죄다 다르다. 소금은, 공장에서 기계로 만들지 않는 한, 토양, 기후, 일조량,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소금의 맛에 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소금의 맛’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조심스럽다. 🤐
“천일염이 정제염보다 맛있다”는 주장은 과학적이지 않고, 직감적인 판단이다. 천일염과 정제염의 맛이 같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과학적이지 않고 직감적인 평가일 뿐이다. 그저 개인이 두 소금을 모두 먹어보니 "맛있다, 맛없다”라고 말하는 평가이다.
천일염을 어느 정도 동안 간수를 빼야지 맛이 좋아지는지, 어떤 미네랄 성분이 얼마만큼 남고 사라지는지, 남은 미네랄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맛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
천일염에 관한 연구는 이제 겨우 10년 남짓이다. 어느 정도의 연구 자료가 축적되어야 ‘2년 간수 뺀 천일염의 맛’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