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경영 개선전문가 식당밥일기의
성공한 외식인 생생스토리 6편
2022년 가장 잘나가는 한식집,
<오봉집>의 안광선 대표를 만나다!
반지하에서 탈출할 결심
안광선 대표의 중학생 시절,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반지하 단칸방에서 세 식구가 살게 되었다.
안 대표는 크면 반드시 큰돈을 벌어 엄마 눈물 닦아주겠다고 다짐하며, 고1이 되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모친이 호프집 주방에서 일을 시작한 지 몇 년이 흘렀을 때, 여러 개의 호프집을 소유했던 업주가 모친의 성실성을 높이 사 한 점포의 관리 전권을 위임했다.
모친은 진짜 사장님은 아니었지만 역할에 충실했다. 대학생이 된 안 대표도 학교를 휴학하고 6개월간 모친의 호프집 일을 도왔다.
이때 낙지볶음 조리법을 모친에게 배웠다.
군 제대 후, 학교가 아닌 식당으로
안 대표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후, 복학절차가 아닌 구인란을 훑었다.
전역한 다음날부터 고소득이 가능하다는 고급식당에서 바로 일을 시작했다. 고급식당은 일자리이자 학교였다. 출입하는 손님들은 대체로 사회 경제적으로 이른바 성공한 사람들이었고, 안 대표는 그들의 행동특성을 눈여겨 봐두었다. 그도 성공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존경받는 성공인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며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유심히 관찰했다. 🧐
안대표는 하루 12시간 근무에 월 이틀 휴무, 매일 2시간 이상 걸려 출퇴근을 했다. 4년 반쯤 지나자 1억원의 종자돈이 모였다. 일하면서도 틈틈이 창업 정보와 자료를 챙겼다.
프랜차이즈 창업 시작, <행복포차>
하루는 주류 배달업자로부터 답십리에 프랜차이즈 형 퓨전 선술집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1주일간 지켜본 결과, 2007년 1억 5000만원에 점포를 인수했다. 모친이 주방을 맡고 안 대표는 홀 서빙을 담당했다.
4년쯤 운영하자 외식업 경영에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고 자신감도 붙었다.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첫 자가 브랜드인 <행복포차>를 창업했다. 장사가 잘 되는 모습에 주변 지인들이 가맹점 개설을 요청했다. 하나 둘 가맹점을 내줬더니 30개까지 불어났다. 🏠
하지만 가맹점마다 소스가 제각각이었고 본사와 가맹점 간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실패를 발판 삼은 도약, <맛나슈퍼>
이런 운영의 난맥상을 바로잡고 콘셉트를 재정비해 2015년에 론칭한 브랜드가 <맛나슈퍼>였다.
친분 관계에 의한 가맹점 출점을 철저히 배제하고 소스 공급을 일원화했다. 포장마차 콘셉트였던 복고 스타일이 트렌드와 부합하면서 무려 100개까지 개점했다.
잘 나가던 <맛나슈퍼>도 문제는 있었다. 진입장벽이 낮아 저가의 유사 카피 브랜드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술 관련 외식업의 트렌드 주기가 너무 짧은 것도 부정적 요소였다.💣
유행 안 타고 오래 가며 수익성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전략적 아이템을 고민했다. 숙고 끝에 한식 아이템인 족발로 결론을 내리고 2017년에 <대마족발>을 창업했다. 론칭 후 성장기에 진입했을 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 희비가 엇갈렸다.
족발은 비대면 배달 판매에 유리한 메뉴인 반면 원재료 단가가 급격하게 올라 수익성에 압박을 받았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오봉집>을 기획하게 됐다.
철저한 상권과 메뉴 분석으로 탄생한
<오봉집> 프로젝트
<오봉집> 1호점 허태영 대표를 만났을 당시, 허 대표는 닭볶음탕 가맹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안 대표는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
닭볶음탕의 비수기에는 보완성이 높고 점포 입지와도 부합하는 냉면을 메뉴로 구성하도록 했다.
기대했던 대로 경영이 개선됐으나 가맹본사에서 규정에 어긋난다며 제재가 들어왔다. 두 사람은 부분적 수정작업 대신 전면적 재창업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 신규 투자할 여력이 없어 기존 설비와 인테리어를 그대로 써야했다.
직장인 상권에서 경쟁력 있는 아이템, 낙지
우선 상권조사에 들어갔다. 점포 소재지 주변 외식업소들의 아이템 분포를 체크했다. 직장인 상권에서 꽤 괜찮은 아이템임에도 낙지를 취급하는 곳이 없었다.
낙지는 드럼통 테이블 등 기존의 설비와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
또한 낙지볶음은 안 대표 모친이 자식들을 먹여 살리고자 평생 손에서 놓지 않은 메뉴였다. 아주 익숙하고 경쟁력 있는 음식이었던 것이다.
직화 방식으로 조리한 식사용 낙지볶음 전문점으로 점포 콘셉트를 정했다.
1차 목표는 대박이 아니었다. 적자를 면하고 어느 정도 수지를 맞추는 선으로 잡았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저녁 9시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저녁보다 점심 장사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낙지 + 보쌈의 조합으로 성공을 이끌다
개점 준비 작업 마무리 시점에, 안대표는 창업 기획안을 재점검했다.
낙지 단일 콘셉트에서 보쌈을 추가해 낙지+보쌈의 세트 콘셉트로 수정했다. 낙지 단일 콘셉트의 실패율을 1/2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했던 것이다.
마케팅 전략으로는 낙지볶음의 원천기술 보유자인 안 대표의 모친 사진을 간판에 넣기로 했다. 음식 신뢰도를 높이고 스토리텔링 요소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 낙지+보쌈 성공비결은?
✔ 서로 상보적인 음식 ✔ 직장인 상권에서 통하는 메뉴 ✔ 저녁 술안주로도 OK ✔ 색감이나 차림새의 조화 good |
브랜드의 성장, 속도보다 중요한 것
드디어 2020년 <오봉집> 1호점인 발산점을 열었다. 개점 이후 줄곧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22년 8월에는 1억 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112㎡(34평) 규모의 2층 식당에서 올린 매출로는 대단한 수치다. 1호점의 호조에 힘입어 2021년 6월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 했다. 2022년 10월 현재 제주도를 포함, 전국에 150여개의 체인망을 구성하고 있다.
2023년에는 300개쯤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
한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로는 국내 최정상급 규모다. 그러나 안 대표는 양의 증가를 질의 증가가 따라잡지 못하면 팽창하는 풍선처럼 어느 순간 터져버리고 말 것이라고 한다.
안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다짐했다.
👨🏻💼“가맹점 수가 크게 늘어도 질적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질의 증가를 담보하기 위해 R&D 부문을 적극 활성화시키겠다. 이를 통해 연 2회 메뉴 리뉴얼을 단행할 계획이다. <오봉집> 정체성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그 밥에 그 나물’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또 자체 소스 공장을 마련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비하고 좀 더 높은 품질의 소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 |
2021년 <오봉집>은 전년 대비 5배의 매출 향상을 기록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에도 파죽의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최근 안 대표는 노후를 편안하게 지내시라며 모친에게 새 집을 선사했다.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단칸방 시절 다짐을 결국 실천한 것이다.
5편 - 3.5평 만두집에서 프랜차이즈 대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