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식당창업 분투기 | 5편
단골손님과의 싸움
식당에서 손님을 맞이하다보면 다양한 사건이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는가? 👀
오픈하고 1년이 조금 안 되었을 때 부부 싸움은 갈수록 더 잦았다. 매월 마감할 때 수익을 간신히 한 사람 인건비가 남을까 말까였다. 두 사람 인건비만 건질 수 있어도 좋으련만. '한 사람 인건비밖에 안 나오는 이 식당을 계속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카드빚은 점점 늘어갔다. 그 당시 세무에 대해서는 거의 바보 수준이라 감가상각이라든지 카드수수료, 부가세 단어 뜻도 몰랐고 그런 것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도 까맣게 몰랐다. 부가세와 소득세도 식당이 망하고, 그것도 몇 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그 일이 터졌다
그래도 가끔 손님이 들어와 바쁜 날도 있었다. 어느 날 점심에 술을 먹으러 오는 단골손님이 왔다. 별로 맘에 들지 않는 단골이었다. 주문해서 음식이 나가면 항상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나이가 지긋한 한의사였다. 이날은 세 사람을 더 데리고 왔다. 홀에는 아르바이트도 없고, 아내가 혼자서 홀을 다 봤었다.그 사람들은 서빙을 하는 여자가 내 아내라는 것을 몰랐다. 음식이 나가고 주문한 정종이 나갔는데, 술이 뜨겁지 않다며 아내 손을 잡고 놔주질 않았다. 잡은 손을 잔에 만져보라며 낄낄대며 아내를 희롱하고 있었다.
젊고 혈기 왕성했던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참지 못했다. 얼굴이 벌게져서 울먹이는 아내를 한쪽으로 비키라 하고 그 테이블로 갔다. 아내는 내 성격을 불같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애써 말렸지만 나는 몹시 흥분 상태여서 그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가서 정중히 이야기했다.
🤨 “누가 내 집사람 손을 잡았습니까?”
그러자 세 명은 깜짝 놀랐다. 그 단골 한의사가 말하길 함께 오신 분이 00 도지사인데 서빙 보는 아가씨가 친절하고 서빙을 잘해서, 장난 좀 친 거라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입에서 쌍욕이 나갔고, 그 네 사람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도지사는커녕 대통령이라고 해도 면상에 한 대 갈길 기세였다. 그리고 그날 장사는 그걸로 끝이었다.
파도는 그냥 파도일 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정중히 사과를 요구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젊은 혈기에 너무 화가 나서 예민해져서 그랬었다.그때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 모두 옳다고 여겼고, 그것이 정의로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매출 많이 내주는 단골이었는데 술값이고 뭐고 내쫓았으니... 후회는 하지 않지만, 순간 화를 못 참고 그렇게 물불 가리지 않는 내가 안쓰럽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했다.
20여 년이 지나고 나니 화를 내거나 싸움했던 상황이 우습기만 하다. 그 당시야 심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식당은 생각보다 다양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때마다 내 마음이 동요한다면 마음에 병이 생기거나, 누군가에게 큰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식당은 언제나 일렁이는 파도를 가진 바다와 같다. 파도가 칠 때마다 파도 탓을 하거나 그 파도와 싸우려 해서는 안 된다. 파도는 그냥 파도일 뿐이다.
외식경영 전문가
민쿡의 식당창업 분투기
👉 재료와 타협하면 안 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