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이란? | 1편 🥄
피자 이야기를 하기 전, 음식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2020년 통계청 기준 67만 개 식당이 있다고 하니,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 중 절반은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줄 서는 식당은 전체 5%도 되질 않습니다. 이번에는 줄 서는 식당의 기본인 맛있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저의 접근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식당을 하고 음식을 개발하기 전에 우리가 만들고 팔려는 음식의 정체는 무엇이고, 맛있는 음식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음식은 사람이 먹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은 펫푸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펫식당도 생긴다고 하나, 현재까지 식당 대부분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듭니다.
요즘은 다양한 음식 취향을 지닌 분들이 점점 많아지지만, 보편적인 입맛이 있다고 봅니다. 짧은 지면에 모든 것을 쓸 순 없지만, “맛있다” 기준은 무엇인지 간략하게 말하려고 합니다.
맛은 크게 직접적인 맛과
간접적인 맛으로 나뉩니다
우선 직접적인 맛은 인간이 느끼는 감각입니다. 그중에서 기본 감각기관은 혀입니다.
혀는 5가지 맛을 느낍니다. 단맛, 짠맛, 우마미(감칠)맛, 쓴맛, 신맛이 혀에서 느끼는 감각입니다. 최근 지방의 맛과 미네랄 맛도 느낀다고 하나, 아직 공식적인 인증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혀 감각기관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마미도 학계에서 공식 인정받은 것은 30년 정도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MSG는 발견되고 개발된 지 100년이 넘었는데, 인간이 감각기관으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시기는 70년이 지나서라고 합니다.
맛의 종류
아무튼 인간은 혀로 맛을 압니다.
그중 단맛과 짠맛은 생존의 맛이라고 합니다. 감칠맛도 생존의 맛에 가깝고 인간이 좋아하는 맛입니다.
신맛과 쓴맛은 경고의 맛입니다. 독과 상한 음식을 구별하기 위해 발달한 감각입니다.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맛입니다.
단맛은 에너지원이고 짠맛은 몸의 대사 균형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매운맛은 많은 분이 알다시피 맛이 아니라 통각입니다. 혀에서 강하게 느끼지만, 신체의 다른 민감한 감각기관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오후 4~5시에 당이 땡긴다”고 하는 건 에너지가 급하게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다당류를 먹으면 분해 과정이 필요하므로 빠르게 흡수하고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단당류를 원하는 몸의 자동 반응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이온음료나 짠 음식을 먹고 싶은 건 몸에 염분이 손실돼서 입니다. 사람 체액의 기본 염도는 약 0.9%입니다. 그래서 그것보다 싱겁게 먹으면 맛이 없다고 느낍니다.
병원에서 병원식을 먹으면 맛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저염식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저도 교통사고로 정형외과 2주간 입원한 적이 있는데, 내과에 문제 있는 분들과 똑같이 저염식을 먹은 것은 참 억울한 일입니다.
감칠맛은 기본적으로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 맛으로, 이것 역시 인간의 중요 에너지원입니다.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로 사람이 먹고 싶어 하는 맛입니다. 식당에서 미원을 많이 쓴다고 이야기하는데, 인간이 좋아하고 당기는 맛입니다.
신맛과 쓴맛은 학습의 맛입니다. 본능적으로 신맛은 상한 맛이고 쓴맛은 독이 있는 맛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신맛과 쓴맛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신맛은 입맛을 돋우는 맛으로 인식할 수도 있고, 쓴맛은 다양한 향으로 맛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성장하면서 그 맛에 대해 배우기 때문입니다.
맛은 혀로만 느끼는 건
아닙니다
맛은 혀에서 5~7가지를 느끼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맛이 존재합니다.그 비밀은 코에 있습니다. 👃
혀의 감각만으로는 매우 단순하지만, 세상에는 40만 종의 향기 물질이 존재하고, 심지어 최근 연구를 보면 그 종류가 1조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다양한 향을 구별하는 코와 혀가 조합되면 맛의 무한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 “이것만이 인간이 맛을 느끼는 정체냐?”
아닙니다. 촉각과 시각과 청각도 있습니다.
👀 온도와 질감(식감)도 많은 영향을 주며, 눈으로 먹는다고 하는 시각 역시 맛을 느끼는 요소입니다. 해외에서 음식 맛에 집중하기 위해 암흑에서 먹는 식당이 오픈한 적이 있는데, 한때 이슈화에 성공했을 뿐 실패했습니다.
🦻 청각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전을 기름에 굽는 소리를 들으면 식욕이 생깁니다. 이처럼 다양한 감각이 맛을 느끼는 요소가 됩니다.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다른 요인은 다음 편에서 계속 다루겠습니다.
👉 맛을 느끼게 하는 간접적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