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1 간재미 🐡
2000년도 초반,
한창 루어 낚시에 빠져 있을 때였다 🎣
태안 천리포에서 낚시를 끝내고 저녁에 한잔할 때 가끔 먹던 안줏거리가 갱개미(이하 간재미) 무침이었다. 생긴 건 홍어 비슷했다. 하지만 다른 거라 했다. 낚시 선배나 쥔장이나 공통으로 말이다.간재미는 홍어와 달리 삭혀서 먹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네이버의 팔도식후경이나 신안군 홈페이지조차도 딱 그만한 소형어류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 간재미는 세상에 없음을 알았다. 있는데 없다? 이름을 잘못 불렀던 것이 널리 알려진 것이다.
간재미의 실상은 ‘홍어 새끼’였다
간혹 가오리 새끼도 있지만 대부분 홍어다. 해안가에 있는 시장에 가면 흔히 보이는 생선이 간재미다. 충청부터 동해까지 다 나온다.홍어가 흑산도 특산물이지만, 거기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저긴 없겠지 했던 경북 영덕에서도 심심치 않게 홍어를 볼 수 있다.
홍어 새끼인데 왜 간재미로 불렸는지는 모른다. 지금이야 치어를 잡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예전에는 잡히면 먹거나 팔았던 관행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시장에 가서 간재미를 유심히 보면
두 종류가 있다 ✌
홍어는 두 종류, 참홍어와 홍어로 나뉜다. 흑산도에서 태그 붙여서 판매하는 홍어는 참홍어다. 그 외는 홍어다.흑산도에서만 잡히는 것만 참홍어인가? 아니다. 둘은 머리 모양으로 나누지만, 확실하게 구분하려면 몸쪽 무늬를 보면 된다. 몸쪽에 눈 모양 무늬가 양쪽에 있으면 홍어다. 없으면 참홍어다.
맛의 차이는 모르겠다. 같이 놓고 먹으면 어떤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따로 먹는다면 구별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간재미라는 생선이 없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간재미라 부르는 홍어 새끼는 잡아선 안 된다. 나라에서 금한 홍어의 몸길이, 가슴 쪽 끝에서 끝의 길이가 42cm가 넘어야 한다. 내 한 뼘이 약 22cm다. 두 뼘이 돼야 잡을 수 있다. 시장에 나와 있는 홍어 새끼는 한 뼘 겨우 넘는다. 잡아서는 안 되는 크기다.어종에 따라 크기를 제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어느 정도 자라서 산란을 한 번이라도 하고 나서 잡아야 종의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관행이라는 이유로
어린 새끼들을 잡아먹는다면...
앞으로 홍어의 미래는 뻔하다. 노가리와 알까지 마구마구 먹었던 명태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수산물 품질 관리원에 작은 홍어 새끼를 사고파는 것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다.
돌아오는 대답이 어이없었다 😞
참홍어는 잡는 크기에 제한이 있지만, 홍어는 없어서 단속할 수 없다는 공무원스런 대답이었다.어린 생선은 잡지도, 팔지도, 먹지도 말아야 한다. 자랑까지 한다면 범죄 인증이다.
한때 총알 오징어가 인기였다. 잡을 수 없는 크기의 오징어를 총알 오징어란 이름으로 팔았다. 내장까지 통으로 쪄서 먹기에 숨은 별미로 알려졌다. 다행히 발 빠른 대응으로 총알 오징어를 잡는 이들이 사라졌다.
간재미라는 생선은 없다
잡지 말아야 할 홍어 새끼일 뿐이다. 알배기 생선도 잡아서는 안 된다. 어린 생선도 마찬가지다.앞선 세대가 명태를 다 잡아먹었기에 우리는 일본산 명태를 수입해서 먹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간재미가 홍어나 가오리 새끼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종 보호, 뭣이 중헌디 알면 그리하지 않을 것이다.
홍어 새끼 그만 잡아먹자는 이야기다.
농산물 전문가 김진영이 전해주는
생생한 식재료 이야기 뭣이 중헌디?!
👉손님에 대한 배려, 공깃밥에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