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시작하는 가정간편식
1편 | 나의 간편식 탄생기 🍱
2017년 6월 오픈한 지 약 1개월 후,
한 손님이 불만 섞인 표정으로 매장에 방문했습니다.
👩 “국밥 좀 얼려 놔 주세요.”
💬 “네? 저희 음식은 얼렸다가 드시면 맛이 없어요!”
👩 “상관없으니 얼려놔 주세요. 결제는 지금 하고 갈 테니.”
얼마 전, 캠핑 갔다가 마지막 날에 해장으로 먹으려 꺼냈는데, 쉬어서 모두 버렸다고 합니다. 어차피 손해 볼 게 없다는 생각으로 얼려 놓았고, 얼마 후 찾아가셨습니다.
이후에도 그 손님은 똑같은 주문을 했습니다. 얼리는 김에 1인 포장 용기에 10개 정도 더 얼려 놓았죠. 꽁꽁 언 국밥을 직원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 저도 몇 팩 가져갔습니다.
냉동된 국밥을 집에서 끓여 먹었는데 매장에서 먹는 것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오... 이거 잘하면?’🙄 이라는 생각에 무언가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 간편식의 시작 🍲
▲매장 간편식 최초 버전냉동 국밥을 어떤 모습으로 고객에게 판매할까 생각 끝에 오픈 때 찍은 음식 사진에 이름이랑 몇 글자 적어 스티커를 제작하고, 은박 파우치에 붙여서 1인분씩 포장했습니다. 그리고, 매장 입구에 있는 작은 냉장고에 넣어놨죠.
▲매장 간편식 진열
시간이 흐르며 손님들 반응이 보였습니다 👨👨👦👦
하나 포장하러 온 손님이 냉동 포장된 음식을 추가로 구매하기 시작한 거죠. 급기야 어떤 손님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택배로 보내드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당시에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고, 보내는 방법도 몰라 거절했더니 본인이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구해 와서 가득 담아 가셨습니다. 처음엔 그냥 냉동해서 팔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는데, 택배로 추가 매출을 거두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입니다.
우선 지인들에게 두세개씩 선물을 해봤습니다.
재주문의 재주문을 거쳐
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
▲택배 발송을 위한 아이스박스 포장
2017년 당시에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적극적인 홍보를 하면 위반이라는 식품위생과 담당 공무원의 말에 들어오는 주문만 보내던 시기였습니다. 매장 전화로, 제 전화로, 와이프 전화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채널 통합의 필요성이 생겨 고민 끝에 카카오 채널을 오픈했습니다.
▲주문 통합을 위한 카카오 채널
전화가 오면 문자로 카카오 채널 링크를 보내드렸죠. 카톡을 통해 주문받으니, 누락되는 경우도 없고, 불필요한 대화가 사라지니 업무가 수월해졌습니다.
🏬 스마트스토어 입문 🏬
매번 현금영수증을 발행하고, 송장(배송상태)을 피드백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방법을 찾다가 즉석판매제조가공업과 통신판매업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 우리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올려서 제대로 한번 해보자’ 라는 또다른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지금까지의 고객은 매장 손님과 지인들이 대부분이지만, 이젠 전 국민을 상대로 장사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죠.
닥치는 대로 벤치마킹을 시작했습니다. 📔
당시 네이버에서 판매량이 높은 제품
유사한 국밥류 중 패키지 디자인이 괜찮은 제품
카테고리 관계없이 독특한 컨셉의 제품
저와 같이 일반 식당에서 출시한 제품
등등...이렇게 좋은 벤치마킹이 또 있을까요?
선배들의 아이디어를 내 것으로 만드니 정말 편리했습니다.
흔히들 식당에서 간편식을 만들고 싶은 희망사항은 있지만, 막상 선배들이 만든 제품을 보면 막연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입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내용을 참고하여, 내 식당의 간편식 하나쯤은 만들어봤으면 합니다.
👨🍳 밀키트 전문가가 들려주는 🍲
식당에서 시작한 가정간편식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