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풍당당 오너셰프 👩🍳
식당 하나 잘 차리면 몇 년 안에 작은 건물을 살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
요즘 젊은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되는 일. 과거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일어나던 일이다.
투자금의 여유가 있어 좋은 몫을 잡든, 뜻하지 않게 방송을 타 손님들을 문 앞에 줄 세우던, 로또 1등은 아니더라도 2등쯤 맞은, ‘대박식당’의 행운을 잡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현금 장사를 하면서 적당히 매출을 누락시켜 수익을 더 챙기기도 했고, 주방 찬모나 홀 서빙 이모들에게 싼 일당 주면서 사장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울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현금 대신 신용카드가 대부분. 매출이 고스란히 드러나 부가세, 소득세도 절세(?)하기 힘들고,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더해진 데다 직원 고용환경도 녹록지 않아 ‘대박식당’은 꿈꾸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2의 백종원’을 꿈꾸며 외식시장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꽤 있다.
대학에서 외식 조리학을 전공한 요리학사 출신, 선진 외국에서 현장 체험을 한 유학파 요리사, 심지어 조리사 자격증 하나 없이 음식점 아르바이트 경험 몇 년 가지고 ‘오너 셰프’란 직함(?)을 내세우며 내 식당을 오픈한 것인데 사업 현실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모양이다.
발을 들인 이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해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 “당신은 오너인가요? 셰프인가요?”
오너의 다른 말, 주인·경영자 👨💼
식당을 열고 명함을 찍으면 대부분 오너는 ‘대표’란 직함을 적는다.
‘꿈에 그리던 내 가게의 주인’이 된 거다. 무척 폼 난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올가미를 뒤집어쓴 것이다. 본인 월급은 고사하고 앞으로 식당 임대료에 직원들 급여 등을 몽땅 책임지라는 약속어음을 받은 거다. 사업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지는 무척 고독한 자리란 걸 일깨워주는 게 대표 명함이다.
식당 열 때 오너가 먼저 하는 일은 사업계획 수립이다. 다음은 사업 실행을 위한 투자금 확보다. 어떤 아이템으로 얼마를 투자해 얼마 이익을 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눈을 크고 높게 뜨고, 시장 환경을 멀리 깊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
🗨 브랜드와 컨셉의 설정
🗨 인테리어와 아웃 테리어의 방향
🗨 마케팅과 판촉의 기획
🗨 직원 또는 아르바이트 선발
🗨 홀 음악(BGM)
🗨 화장실 청소
🗨 냅킨 위치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든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서 결정하는 위치다.
혹여 주방장과 주방, 매니저와 홀이 각자 제 기능을 하면서 순조롭게 돌아가면 오너는 크게 할 일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정상적인 시스템은 오너가 없어도 셰프와 매니저의 능력이 출중하면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너가 홀과 주방의 중심에 서서 업장 전체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리더십으로 끌어온 결과물이다.
셰프의 다른 말, 요리 책임자 👨🍳

음식점이 돌아가는 중심엔 주방이 있다. 남들이 곤히 잠든 시간에도 주방은 불을 훤히 밝히고 메뉴를 준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한겨울에는 언 발을 동동 구르며, 숨이 턱까지 차는 한여름 폭염 속에선 땀을 줄줄 흘리며 작업하는 곳이 주방이다.
그런 환경에서 손님들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보장하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총책임자가 셰프다.
주방 인원과 시설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도록 식재료 준비부터 작업 지시까지 유기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음식의 최종 맛을 보고 손님에게 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셰프 일이다.
뿐만 아니다. 계절이 바뀌면 어떤 신메뉴를 내놓을지, 메뉴의 구성이나 가니쉬는 어떻게 곁들일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내야 한다.
식재료의 정상적인 수급을 예상하고, 원가를 분석해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다.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고객 입맛을 사로잡고, 후배 요리사의 실력 향상도 이끌어줘야 한다.
음식과 조리에 있어서 레스토랑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자리가 바로 셰프다.
오너 셰프는 결국 ‘오너’다
오너와 셰프. 👨💼👨🍳
결국 오너 셰프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그러나 양손에 두 개 목표를 들고 새 사업, 새 장사에 도전하는 건 굉장히 무모한 짓일 수 있다. 하나만 집중에도 성공할까 말까 하는 초기 단계에, 둘 다 만족할 결과를 만들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특급호텔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레스토랑을 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홀 출신이 식당을 차리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주방 조리사는 다시 호텔 주방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있다. 여기에 오너 셰프가 갈 길에 대한 답이 있다.
주방 조리사 출신은 모든 문제점의 해답을 메뉴에서 찾는다. 손님이 적으면 그 이유는 음식이 맛이 없어서다. 음식만 맛이 있으면 된다는 고정관념이 강하다. 셰프 본인 입맛에 맞는데 손님이 안 오면 손님 입맛이 문제라 단정하고, 결국 메뉴 교체로 해법을 모색한다.
반면 홀 매니저 출신 주인은 장사가 안 되면 음식 맛부터 시작해 종업원의 접객 자세, 화장실 위생 상태, 홍보 마케팅 전략의 부재 등 다양한 곳으로 눈을 돌린다. 음식에서만 원인과 이유를 찾지 않는다.
오너는 셰프를 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셰프는 오너를 고용할 수 없다. 오너 셰프가 셰프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어야 하는 이유다.
오너역할이 큰 오너 셰프가 성공의 길로 더 가깝게 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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