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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업 아닌 사업(2)
나는 이 '일'에 목숨을 걸지 않을 것이다.. 내 인생에 더 이상 번아웃은 없다.
안녕워녕
카페 사장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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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마음 편히 사는 게 내 인생의 방향이다.

이렇게 나의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고 나서 하는 모든 일은 다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일이 되었다. 돈을 써서 마음이 편한 일이라면 돈을 쓴다. 있다가도 없는 게 돈이고, 없다가도 있는 게 돈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어서 마음이 편해지는 일이라면 무릎을 꿇는다. 몸이 피곤해서 마음이 편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몸을 굴려야 한다. 조금 지쳐도 한숨 자고 나면 회복할 수 있다. 조금 다쳐도 괜찮다. 그냥저냥 적응하고 살아가면 된다. 어차피 몸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면서 닳아가니까. 하지만 마음은 다르다. 한번 다친 마음은 회복이 잘 안된다. 마음 불편하게 사람을 만나고, 마음 다쳐가며 일을 해보았기 때문인지 나는 '아무튼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건지를 뼈저리게 아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아마 '번아웃'이었던 것 같다.

일하러 나가야 하는데, 양말을 신다 말고 주저앉아 엉엉 울던 그런 시간들. 횡단보도에 서 있는 나를 지나가는 차가 그냥 들이받으면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될 텐데 하던 그런 시간들.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지만, 페이스 조절을 좀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일하러 나가길 간절하게 싫어하면서 주저앉은 나는 계속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게 뭐 어쨌다고.

그때 이후 다시 몸을 일으켜 '일'을 시작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2년 동안 건강한 몸과 튼튼한 마음을 준비했다. 쉬었고, 운동했고, 먹고 싶은 걸 건강하게 먹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고, 보고 싶은 책을 보았고, 쓰고 싶은 글을 썼다. 그리고 나는 '일'에 뛰어들었다. 사고 치듯 일을 벌였지만, 방향은 똑바로 잡아야 했다. 이 '일'은 그 전과는 달라야 했다. 이 일은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다. 이 '일'은 내 의지와 열망이 이끄는 일이므로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지쳐서도 안되고, 지겨워져서도 안 되는 것이다.



사업이지만, 사업이 아니다.

이 '일'은 거대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이 '일'은 나에게 꽤 중요한 의미이지만, 그래도 나는 이 '일'에 목숨을 걸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는 또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일하겠지만, 떠나야 할 때가 되면 아무렇지 않게 훌쩍 떠날 것이다. 내 인생에 더 이상 번아웃은 없다. 내 목표는 본전이다. 월세 내고, 관리비 내고, 재료비 쓰고, 아르바이트비 주고, 그리고 내 생활비 조금 할 만큼의 본전. 그러니까, 딱 즐겁게,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는 만큼만, 마음 편하게. 그거면 됐다. 오늘도 최선을 다했다. 발바닥이 부르트고, 손톱 사이사이에 커피가루가 끼고, 피곤함에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지만, 마음이 좋다. 다 내 마음 좋자고 하는 일이다.


👉 사업 아닌 사업(1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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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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